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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Dec 29. 2018

사업과 서비스

일하며 자주 고민하는 것. 나의 역할과 나의 일

흔히 말하는 직무나 포지션의 개념으로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도 일하면서 종종 스스로의 위치나 역할을 헷갈려하기도 하고 혼동스러워 할 때도 있다. 만일, 하나의 사업을 위해 일하는 회사의 구성원이 한자릿 수 이하라면 각자의 일을 역할로 나누기 어려울 것이고 유기적으로 서로의 역할을 섞어가며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과 조직은 수십, 수백명처럼 큰 규모를 이루고 있어 각자가 자신의 역할 범위 안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게 일반적일 것이다.


현재 맡고 있는 역할로서 내 업무를 정의하자면 고객 관점의 언어로 사업을 기획하는 일이다. 이것은 큰 개념에서 사업 기획의 역할일 수도 서비스 기획의 역할일 수도 있다. 때로는 사업 기획서에 일부분을 작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화면을 그리기도 한다. 사업의 주요 상품과 상품 정책과 관련된 회의에도 참석하고, 상품을 이루는 주요 기기를 정하는 회의에 참석하기도 한다. 동시에 나는 고객에게 제공할 화면의 기능과 와이어프레임을 작성하여 공유하며 팀원으로부터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개발자의 역할을 하여 스크립트를 짜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나는 사업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많이 받는 편이고 고객 관점에서 편의를 제공하기보단 고객에게 우리의 목소리(사업)를 전달하여 요구하는 서비스에 더 가깝게 의도하는 편이다. 여기에는 물론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서비스 기획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UX를 더 깊이있게 표현하지 못하기도 한다.


사실 어려운 점은 이 부분이다. 사업이나 팀이 내게 요구하는 고객의 언어를 사업에 녹여내는 것은 우리의 서비스가 사업적인 가치를 잃지 않는 동시에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고객 경험 또한 상시 익히고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에 초안으로 기획했던 기능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나는 고객이 불쾌할 수도 있을 것 같다(개인정보와 관련된 기능이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야기를 듣고나서, 실제로 서비스 이용 중 해당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이 기능이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지는 나 스스로도 확실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은 보류하였다. (우선순위가 높지도 않았기에 더 깊이있게 논쟁할 필요가 없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금 하는 역할이 나쁘지는 않다. 서비스에서 나아가 프로젝트를 이뤄내기 위해서 해야하는 역할인 것이고, 이 역할을 수행하면서 내가 미숙했던 고객이 돈을 내고서라도 갖고자 하는 경험을 찾는 감이 더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이렇게 두 관점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장기적으로 이 두가지를 몸에 체득하는 것이 내가 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서 갖게 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업 기획자로서 고객을 이해하는 일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고 적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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