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한 일은 없는데 사람이 천박할순 있어

성냥팔이 소녀에게 바치는 송가

by 광규김

직업에 귀천은 없는데 사람이 천박해보일수는 있더라고.

사람이 다니는 바닥을 쓸고 닦아도 사람이 천해지진 않아. 사람이 흘리고 버리는 것을 치우고 관리해도 사람이 천해지지 않아. 사람이 가장 천하게 여기는 세상의 만물에 관한 어떠한 직업을 갖더라도 사람이 천해지진 않아. 사람의 가치는 사람이 어쩔 수 없는 고귀하고 고결한 것이 있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천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천박해질 수 있어. 그 때가 언제일까? 바로 사람을 천하게 여길 때지.


일과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는거야. 힘든 일을 한다고 해서 사람이 어려운게 아니야. 돈 많이 버는 일을 한다고해서 사람이 비싼게 아니야. 그런식으로 값을 메기고 싶다면 그렇게 해. 하지만 내게 여전히 사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존재야. 너가 너의 돈으로 너를 환산해버리면 너는 그렇지 않은 모든 사람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것이지.


사람에 대한 태도에서 사람이 천박해질 수 있어. 남을 자신보다 낫게 여기는게 아니라 낮게 여기는 이들을 말하는거야. 먼 옛날의 성자와 제자들이 그랬든 자신을 낮게 여기고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일이란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어. 사랑의 가치와 능력을 알고있을수록 그럴 수 없다는걸 알기 때문이지.


그래서 사람을 천하게 여기는 사람은 천박해보이는거야. 관계가 무엇인지 모르고 인격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지. 지식이 없어도 지혜로울 수 있고, 지식이 없어도 그 가치는 알 수 있는 것이 인격의 가치야. 그것을 직업과 수입으로 가르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한 없이 천박해지는 것이지.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는 마음이 가장 빛나는 황금을 가득 쌓아두고 있어도 더럽고 추한 마음일 수 있다는걸 너가 알까?


오늘 이곳에서 죽은 성냥팔던 아이가 천하지 않다는걸 너는 왜 모를까? 누구보다 남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아이였어. 겨울에 불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가 어디에 있겠니? 그 아이는 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불씨는 파는 아이였지. 난로불과 화톳불의 시작이 되는 작은 성냥을 파는 아이였어. 모두가 무시하고 모두가 보려하지 않았지만 이 아이는 우리가 지나치는 곳에 있었지.


이 아이도 어디선가는 따뜻한 우유를 마시며 환대를 받던 아이였을거야. 세상과 우리가 이렇게 차갑게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도 저 식어버린 볼은 붉게 물들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지어줬겠지.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어. 저 아이는 천하지 않았다는걸. 오히려 저 아이를 보지 않고 지나쳐버린 우리의 못난 마음이 너무나도 천박했다는 것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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