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글쓰기란 괴로운 작업
나는 피치 못하게 글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번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하는 글의 원고를 쓰는 일이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원고 싸개]
무엇보다 사역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업무는 설교를 쓰는 일이다. 여타 행정 업무와 각종 행사 및 프로젝트 준비와 진행도 있겠지만 신학의 정수를 쏟아내야 할 순간 중 하나는 바로 강단에 오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주 혹은 매일 같이 일정한 분량과 수준의 원고를 쏟아내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러한 사역지의 현실은 깊은 사색과 고민 끝에 나오는 글을 쓸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도 이러한 체계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나의 전문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지만 일반적인 방식의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이는 피해 갈 수 없는 운명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원고 싸개라고 할 수 있겠다.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거나 그 정도에 닿지도 못하면서 시간에 쫓겨 그저 배설하듯 글을 쓴다면 발전은 생존을 위한 방향으로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걸 찾아서 써?]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매번 새로운 것을 찾아서 쓸 수 있을까? 매일 같이 사무실에서 여러 행정 업무를 보며 각종 행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벅찬 일정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도 있고, 외출은 순방할 때가 아니면 좀처럼 나가기도 어려운 현실에 맞이할 수 있다. 삶이 변화무쌍하지도 않고,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창의적이고 깊어야 할 설교 원고는 점점 뻔한 레퍼토리와 클리셰로 범벅되어간다.
내가 억지로라도 글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상의 모든 것을 새롭게 보며,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순간들을 놓치는 게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소재가 고갈될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메모를 한다 생각하고 일단 많은 생각과 경험을 글로 남겨두면 언젠가 좋은 곳에 써먹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새롭고 좋은 글은 일상에 있다."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강조하는 슬로건이다. 새로운 도전이나 여행을 다니지 않는 나의 변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매번 새로운 것만 찾아서 쓸 수는 없다. 그러나 매번 지나치는 것들을 새롭게 볼 수는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내가 배워온 글쓰기 철학은 바로 이것이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었던 것들에게 이야기를 부여하는 것. 바로 그 서사를 찾는 일이 요즘 내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해 시작한 브런치에 꾸역꾸역 글을 올리는 것들도 그런 작업의 일환이다. 세상은 변화무쌍한 것들 천지인데 그중에 나도 포함되어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