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지만, 넌 재능이 있어

내 안의 놀라움을 찾는 과정

by 광규김

"확실히 재능이 있네. 나는 저것 하나 하는데도 몇 년이 걸렸는데 말이야."


두 번째 레슨이 있던 날. 나는 스튜디오에 계신 선생님들 앞에서 발성을 보였다. 나를 담당하신 선생님께서 내린 선택이었고 거기엔 내 진로에 대한 조언과 오랜만에 좋은 제자를 받은 것에 대한 자랑도 섞여있었다.


자신이 가르쳐준 것을 스스로 2주간 공부해서 왔다는 것에 놀라셨고, 그것을 내가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서 왔다는 것에 매우 흡족해하셨다.


자신들에게 몇 년 걸린 과정을 비전공자인 내가 이미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꽤나 놀라워하셨다. 그러면서 다른 전공자 동기들을 속된 말로 씹어 드시던 비전공자 선배의 이야기를 했다.


지금의 나이라도 충분히 해볼 만한 재능이라고, 타 전공의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내게 대학원을 갈 거면 음악 쪽으로 가보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처음 레슨 상담을 받을 때 앞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진지하게 배우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가능하다면 진로를 바꿀 마음도 있다 했을 때 이미 너무 늦었다 했었다.


예체능을 하는 아이들은 보통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를 해온 사람들이 많았고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나는 너무 늦었다는 탄식을 하셨다.


그러나 레슨을 시작하고서 나의 소리를 들은 선생님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셨다. 배우는 시간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하셨고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칭찬을 받은 것이다. 나의 타고난 재능을 하나 찾은 셈이었다.


늦은 나이지만 재능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지금 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건 오랜 시간 회의감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내겐 커다란 변화의 구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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