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뭐든 할 수 있는 때가 아니야

도전하는 인생

by 광규

많은 시도를 해봤다. 음반을 준비하고 공연을 하고 단편이지만 글을 쓰고, 브런치 북을 내기로한 자기만의 목표를 이루고 인스타그램에 300편이 넘는 시를 썼다. 많이 읽을 때는 일주일에 3권을 읽는 독서량을 보이기도 했고 대학원 입시를 마침내 재도전하게 되었으며, 팀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여러 촬영을 하게 되었고 단편 영화와 다큐를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 뮤지컬 영상에 컨택이 와서 뮤지컬 녹음과 영상 녹화를 하기도 했고, 작사를 맡기도 했고 나만의 곡을 만들고 있다. 성악과 악기를 배웠고, 사역 컨택이 들어와서 면접을 보고 오기도 했다. 비록 내가 거절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뭐든 할 수 있는 때가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20대는 뭐든 할 수 있는 때는 아니다. 그리고 뭐든 해봐도 되는 때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느냐? 한번 죽기로 결정해봤기 때문이다.


마구 반박하고 싶은 생각에 이 글을 클릭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20대는 뭐든 할 수 있는 때가 아니다. 젊음은 있으나 취업문을 위해 취해야할 스펙이 있고 그걸 준비하기에도 바쁘다. 사실 나 같은 경우는 그런 입신양명을 포기한 길을 택했기 때문에 그나마 가난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가난한 자유. 20대의 가능성은 20대의 가난과 함께한다. 어쩌다 수저를 잘 물고 태어나거나 정말 천운은 달고 태어나서 하고 싶은걸 다 하거나 할 수 있는게 아닌 이상 정말 원하는 일을 찾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는게 인생이란게 아닐까 싶다. 요즘 세대의 말을 하려는게 아니다. 세대를 불문하고서 정말 자기가 원하는걸 찾아서 하는 일 자체가 행복에 겨운 일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몇차례 죽기로 했었다. 내인생을 포기했었다. 자랑이 아니다. 부끄럽지만 해야하는 말이라 하는 소리다. 그런 선택 그런 정신적 질환을 앓다보니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뭐든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이걸 하지 않으면 내가 차라리 죽겠다 싶은 일이었다. 그것이 내게 도전이 되는 일들이었고 앞서 나열했던 일들이 되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하는 것에 가치를 뒀고 잘 되는 것은 둘째치고 있었다. 애초에 잘먹고 잘사는걸 포기하고서 사역자라는 삶을 택한 순간부터 사람들의 눈에는 이상한 사람 혹은 패배자로 보일 것이 확실했을지도 모른다.


단 6개월. 대학원에 들어가기 이전까지 나는 내가 선택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되지 않을 자유를 얻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시간과 돈을 축낼 벌레가 될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설움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시간이었다.


우선은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고, 장비를 구입했다. 그리고 레슨을 시작하고서 음반을 도와줄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공연 일정과 촬영에 대한 계획을 잡기 시작했다. 바쁜 사람들을 닦달해가면서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어디 내세울 수 있는 업적도 아니도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는 일들도 아니었지만 그저 즐겁게 했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었고, 쉽게 말해 버릴 수 있는, 좋게 말해 경험으로만 써도 괜찮은 6개월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포기했기에 오히려 얻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뭐든지 할 수 있진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해내기 위해 머리를 써야했다. 다시 우울증이 심해질만큼 열심을 다하기도 했었다. 스트레스가 될만큼 일을 하면 그게 행복이냐 하겠지만 가만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바쁜 삶에서 오는 충만감이 나았다.


지금까지 하는 소리가 배부른 소리고 복에 겨운 소리로 들렸을까. 안정적이고 풍족한 삶을 위해 그렇게 노력하고 고생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막상 가난한 자유를 누리라고 하면 나와 같이 신념을 위한 삶을 택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막대한 부가 차라리 뭐든 할 수 있게 해줄수는 있겠다. 하지만 나는 뭐든 할수는 없었다. 다만 뭐든 하고싶어할수는 있었고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짤 수 있었다.


그래서 뭐든 해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후회하지 않을만큼은 해보라는 말은 하겠다. 내가 책임져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 자기 한사람 건사하기도 버거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보기에 자유롭고 행복해보이는 삶을 살고있는 나라도 사실은 그런 고민과 고충을 안고 있듯이. 모두는 각자의 싸움속에 살고 있다. 그러니 힘내자. 각자의 행복을 잘 찾아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나의 행복을 찾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러 가겠다.

이전 06화도전과 마음의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