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한 추석

by 광규김

[불효]

이번 추석엔 가족들과 함께하지 않았다. 본업에 바빠서라는 명목으로 가족들과 함께 움직이지 않았고 형제들과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이번 추석엔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모이는 것이 크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고향이 그리운 마음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고향을 찾지 않았다.


조부모님께 전화로 대신 인사를 드렸다. 이번에는 내려가지 못하게 되어서 죄송하다는 인사를 남겼다. 오히려 준비하고 있는 대학원 입시 공부를 잘하고 다음 명절에 보자는 말씀을 들었다. 이런 상황에까지도 나를 걱정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을 올해는 찾아뵙지 못했다. 또하나의 불효를 저지른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굉장히 잘 살고 있느냐 한다면 또 그렇지도 않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고 아직도 우울증을 완치받지 못하고 무력감과 우울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나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자녀나 손자가 되진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와 친분이 있는 모든 사람들과 멀어져서 혼자 카페를 찾아왔다. 좋아하는 이들의 얼굴조차 스칠 수 없는 타지 아닌 타지에서 태평하게 세월을 축내고있다.



[아무런 생각도]

멍한 정신에 커피를 쏟아붓고 생각에 잠긴다.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멍때리는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부터 가만있을 때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별 생각 없이 나와있지만 아무런 생각도 하고 있을수는 없다는 생각하게 잠긴다.


오늘은 양질의 글을 쓰기 위해 이곳에 오지 않았다. 이렇게 내 생각과 마음을 남길 뿐이다. 이제 다음을 글을 위한 준비를 해야하는데 작문에 권태기가 온듯 글이 써지지 않는다.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글감을 찾고 작업에 돌입해야하는데 브런치에 와서 일기를 남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제 좋은 글을 쓰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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