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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여야 하늘이 보인다

신자의 이야기

by 광규김

#고개를 숙여야 하늘이 보인다


"신자는 고개를 숙여야 하늘이 보인다"


언젠가 내가 남겼던 말이다. 오늘은 어쩐지 이 문장이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가만 보면 내가 비슷한 논조의 글을 계속 쓰는 것 처럼 보일 것이다. 의도된 이 따분함은 다소 지루한 분위기를 연출할테고 내 글을 읽어주는 고마운 이들에게 의문을 남길수도 있다.


해답은 명확하다. 그대로 살지도 않고, 그것을 지키지도 않으니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다. 나와 그대의 이야기다.


신자는 먼저 겸손해야한다. 믿음의 조상들의 추억 곧 우리가 말씀이라 부르는 그것 앞에서 신자는 겸허해야한다. 자신의 마음을 잠시 낮추고 타자의 기억과 하나님의 감동을 오롯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말씀이 전하고자 하는 바에 밀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자는 또한 고개를 자주 숙여야한다. 신을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얼굴과 영광을 구하는 마음으로 신자는 고개를 숙인다. 이를 기도라고 한다. 신의 긍휼과 그가 약속을 기억해주기를 구하며 그의 사랑에 조용히 기댄다. 연약한 인간의 인격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신자는 고개를 숙여 낮은 곳을 보아야한다. 그것이 시작이자 끝이 되은 강령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말이 내포하는 의미는 한 호흡에 쓸 짧은 글에 다 남기지 못할만큼 많이 있다. 자신의 눈길의 높음보다 낮을 곳을 볼 수 없다면 신자는 결코 저 높은 하늘의 영광을 볼 수 없다. 감히 그 자격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이제 목자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잠시 신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신자의 시선은 항상 그의 발끝보다 낮은 곳을 향해야함을 그곳에 눈을 맞출 수 있어야함을 부디 믿음의 여정을 이어가며 기억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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