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성경
성경을 역사라고 믿는 이들은
성경이 역사여야한다고 믿는 이들이다.
그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에서 믿음의 기반이 시작하는건 사실 그들이 그토록 경계하는 "이성에 치우친" 세속화된 세계관과 크게 다를바 없어진다.
다시말해 이미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사고 체계는 과학적 방법론에 의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이기 때문에 내가 그 신을 믿는다 보다 그 말이 철학적으로 너무 아름답고 설득력있어서 내가 그 종교를 가진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즉, 율법의 제정 정신과 윤리적 제언을 거듭하던 여러 선지자의 이름을 빌린 글을 볼때 그 안에 아무런 감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성경이 사실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건 딱 두가지다.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승천. 그러니까 죽어서 천국에 가고 싶ㅈ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완벽하게 성경이 한결 같이 지향하는 세계관과 성경이 증언하는 신이 만들고자하는 세상과는 완벽하게 엇나가게 된다.
본디 이기적 동기로 시작한 신앙이 한결 같다면 결국 개인적 구원관에서 마무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예수가 좋다오" 죽어라 백날 찬양해도 그들은 실제로 예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장로교의 구원의 확신을 제거하고 죽기까지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사랑하는 삶을 살라고하면 그들은 분노할 것이다. 유대인이 예수에게 그랬듯 그들은 예수를 버리고, 예수를 부정하고, 예수를 잡아 죽이려할 것이다. 그리고 말하겠지. "의인이 세상 죄를 지고 죽었으니 나는 이제 그를 믿어 천국에 갈 수 있겠다."
천국이야말로 하나님의 궁극적 사랑과 다스림의 현현이라 말할 수 있지만, 오히려 천국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탐욕의 총체를 의미하는 것이 될수도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 예수와 이웃이란 도저히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그저 내가 은혜 받고, 내가 회복하고, 내가 다시 일어서서 살아간다는 80년대식 부흥회 간증 이상의 것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들에게 천국은 있으나 하나님의 나라는 없는 것이다. 하늘 상급과 믿음의 보상은 그토록 사랑하지만 이 생에서 자신을 돌보기보다 이웃을 사랑하여 얼른 그 천국에 들어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이땅에 움켜쥘 모든 쾌락을 누리고서 천천히 죽게될 때에 자기를 안심시킬 한가지 위로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들이 그토록 믿는 "영적인 세계". 곧 내세가 있는지 어쩐지 나는 관심 없지만, 그들 역시 내가 믿는 하나님의 나라에 관심이 없어 보이니 극과 극인 우리는 어쩌면 통하는 바가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하나님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지지를 자처한다는 것이다. 그것의 사실과는 무관하게 겉으로는 그렇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믿는 이들과 믿으니까 천국이 다가오는 이들의 차이는 이처럼 확연하다.
하나님이 목적인 믿음과 몇몇 교회가면 주일마다 질리게 들을 수 있는 "영생 복락"(이때 여러 성도는 '아멘!'으로 화답한다.)이 목적인 믿음은 다르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 내게 그보다 중요한 사실은 없다. 그렇기에 내가 그를 사랑할 자격을 은혜로 얻었으며 비로소 그가 가르치신 사랑대로 이웃과 세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그의 다스림 안에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온 세상이 그의 공의와 사랑의 수혜자가 되어 자유와 행복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누렸으면 한다.
나도 예수를 사랑한다. 그의 사랑이 나로하여금 살아가게 하였다. 나는 오직 내 생명의 근원과 이유가 예수 한분께 있음을 믿는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