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관심 종자.
조심스러운듯 나를 드러내는 예술. 때론 강렬하면서도 사람의 기억에 내리 앉는 부드러운 획. 언어를 남기는 행위. 바로 글쓰기다. 글쓰기는 궁극적으로는 전달에 목적이 있다. 그 수단으로는 기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은 사람의 시선을 끌수록 그 역할에 충실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은 말이다. 말을 적은 것이기 때문에 청자가 있고 화자가 있다. 듣는이를 어느정도 상정하고 쓰는 글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속삭이는 소리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거리 한복판의 외침이 되기도 한다. 글이란 이렇듯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
좋은 글은 잘 말해진 것과 잘 들려진 것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화자가 만족하는 글이 있고, 청자가 받는 글이 있다. 글은 이 두가지가 상호적으로 살아있어야 비로소 좋은 글이라 말할 수 있다.
글은 행위와 변화를 유도하며 유발한다. 때로는 명령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권면하면서 독자의 반응을 유도한다. 그것이 글의 결론이며 대부분 글에 적용 되어야하는 일종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은 읽히기 위해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글쓰기란 ‘관종의 건강한 자아 표출’이라고. ‘온갖 지혜를 짜내어 하는 일이 고작 관종되기냐’라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대답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그냥 ‘그렇다’라 말하면 그만이다.
모든 글은 시선을 모으려고 한다. 눈에 띄기 싫은 글이 있을까?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로 존재하는 글은 다시 읽혀지는 일이 없을지는 몰라도 다시 읽히기를 바란다. 그래서 글을 쓸때는 처음으로 하는 일이 ‘시선 강탈’이다. 이목을 사로잡는 쇼 처럼 그 첫 문장과 첫 문단에 온갖 힘을 불어넣을 떄가 있다. 대작의 첫 문장을 보면 오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마련이다.
글은 시간 위에 있다. 글은 시간을 흡입한다. 시선을 강탈했으면 그 자리에 앉아 글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유혹한다. 읽는 이의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키거나 그 갈망과 갈증을 해소한다. 이는 지식이 될 수 있고, 지혜가 될 수 있으며, 때로는 위로나 질책이 될지도 모른다. 이 교모하게 나열된 정보는 사람의 시간을 흡입하며 데이트 하듯 함께 하기를 바라고 구한다.
그렇듯 쓰여진 글은 감정을 감화시킨다. 쉽게 말해 감동을 주려고한다. 글이 유발하려하는 것은 반응이다. 그 반응은 사람의 마음에 아로새겨지는 감정의 폭포가 될 수 있고, 교훈을 얻어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마음에서 시작하는 자책과 반성이 될지도 모른다.
때로는 현실을 고발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글은 세상을 바꾸려고하며, 개인을 바꾸려고한다. 자신은 문장으로 쓰여져 보내진 순간부터 변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를 변화시키려하는 참 웃긴 것이 바로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게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