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배우려 했는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내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 이유

by 광규김

때는 2020년의 봄. 나는 고향에 내려와 요양 생활을 하는 김에 기술을 배우려고 했다. 1년 6개월의 군생활 중에서 자격증 하나 따는 일 따위다. 그다지 어렵게 느껴질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걸까? 나는 너무 쉽게 내 미래 계획을 주변에 말하고 다녔다. 그런 효과도 있다고 하지 않던가? 마치 장담하듯 주변에 알리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번아웃에 걸려버리고만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과 연락을 하지 않게 됐다. 사람들과 연락이 부담스럽고 거기엔 아무런 가치도 내게 없었다. 그저 쉬고 싶었고, 아무런 세상의 소리도 나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도망쳤다. 삶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음으로부터 도망쳐 진정한 요양을 느끼고 싶었다. 사실 그럴 의욕 조차 내겐 없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기 싫었으니까.




때는 거슬러 내가 고향에 내려왔을 7월의 여름이었다. 핸드폰을 뒤적거리던 중에 나는 브런치라는 어플을 찾았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소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어느 정도 계획과 마음이 있는 이들에게 자격을 주는 시스템이 특별하다고 느껴졌다. 수익성 글로 점철된 블로그와 달리 직접적인 영리 활동과는 살짝 거리가 있어 보이는 글쟁이 플랫폼. 내겐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나도 이런 예쁜 포맷 위에 글을 써보고 싶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다. 사람들의 글이 특별히 좋아서도 아니고, 브런치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부합하는 생각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브런치가 예뻤다. 그게 다였다. 작가 신청을 하기 위해 제출한 기획 역시 그런 생각에서 파생된 결과물들이었다.




생각이 물길처럼 밀려올 때가 있다. 주로 우울한 생각이 그렇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께서는 음악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나를 보시곤 ‘감수성이 예민한 편’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다 슬프게도 생각이 많고, 한 가지 생각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그대로 파고드는 성향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예술 쪽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성향이 있었다. 나도 아주는 아니지만 관련이 있는 본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글을 쓰는 일에 쉽게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


그래서 작가에 도전했다. 기술을 배우려고 했던 시간 동안 글을 구상하고 글을 쓰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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