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이야기
책만 읽으면 올라오는 불편함. 불안감이 있다. 좀이 쑤신다고 해야 할까. 좀처럼 몸을 비틀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내려놓고 다시 글을 잡는다. 억지로 글감을 하나 따낸 기분이다. 나의 글도 이렇게 사람들 읽을 때 안절부절못하는 졸작이 되어버릴까? 읽지 못하는 글이 어떻게 존재의 가치가 있을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데만 써야 하는 강제된 정숙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정말이지 병에 걸리고야 말 것 같은 이 지루한 환경이 참 감사하면서도 두렵다.
잠시 턱을 괴면 글감이 사라진다. 글이 머릿속에서 떠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무엇을 보낸 걸까? 나는 오늘 양질의 좋은 글을 읽었다. 하루 종일 그 작문을 하려고만 하면 그런 글이 떠오른다. 가만히 앉아 읽게 하고 다 읽은 후엔 글쟁이의 도전이 되는 그런 양질의 글이. 스쳐 지나가는 팔로워 없는 인스타 계정의 일기일 뿐이었다. 사적인 편지글에 나는 마음이 동요한다. 어떻게 동요했을까? 그 사람의 사연이 궁금해지고 나는 타자에게 어떤 사람이었을지 다시 궁금해진다.
그런 매력적인 글을 나 역시 써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브런치에는 이미 수많은 글이 있지만, 내가 써온 글 중에서 브런치에 올릴법한 글은 그렇게 많지 않다. 글 쓰는데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적어도 글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갖춰야 하는 자격들이 나에겐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엄습해오면 두렵기까지 하다. 논리적이지 않은 해로운 글을 쓰는 나를 발견한다면 당장에라도 조현병 검사를 받으러 가야겠지만 지금 내 머릿속엔 온통 작문에 대한 주제뿐이다.
글을 쓰고 싶은데 쓸 글이 없다는 건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끊어진 생각에 대해선 글을 쓰지 않는다가 철칙이지만 생각하는 중에도 글이 떠오를 수 있고, 그 단절 자체가 글감이 되는 아이러니가 이 작문의 세계에선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묵상이 중요하다. 내 안에 있는 글감과 외부 세계의 글감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생각하면서 글을 쓸 준비를 갖추기 때문이다. 조합하고 짜 맞추면서 어떻게든 누더기 같은 글감을 끌어낸다. 그렇게 낚아 올린 영감을 백지 위에 펼친다는 건 꽤나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