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사랑하는 공동체에게.

by 광규김

<이름>

내 이름을 한자로 쓰면

별 규, 빛 광이다. 별 처럼 빛나라는 뜻으로 지음 받았다.


내 어릴적 살았던 봉강면 산자락의 통나무집은 새벽이 깊어진 마당 한가운데 서면 밤 하늘을 가득 채운 별무리를 올려다 볼 수 있었다.


나의 유년기 내내 머리 위 아득히 높은 그곳에서는 별이 빛나고, 이슬이 내려앉은 땅에서는 잔디 냄새 가득한 마당 사이로 반딧불이가 어지럽게 빛났다.


그때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하늘이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소리 없이 빛나는 벌레가 유달리 행복해보였다.

그 곳에서도 별이 빛났기 때문이다.


서울에 올라와 처음 올려다본 하늘은 탁한 회색이었다. 도시 소음으로 가득한 그곳의 하늘에서는 더이상 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참 외로운 도시라고 생각했다.


하늘에는 별자리가 있다. 올려다본 사람들은 별마다 이름을 붙이고 별마다 이야기를 지어낸다.


반딧불이 처럼 빛나는 이땅의 사람들도 이와 같을까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모여 교회가 되고, 또 누군가의 마음에는 이야기를 남긴다.


별 처럼 빛난다는건

올려다 보아야만 볼 수 있는 하늘의 영광이 아니다.

그날에 지극히 높은 곳에서 영광이 된 빛은

우리와 함께한 어린 아기였다.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별자리가 되었다.


크게 눈에 띄지 않아도

눈길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모여 각자의 마음 속에서 한폭의 그림을 그렸다.

예수가 그랬듯. 우리는 걷고, 먹고, 마시며 기록되지 않을 추억을 남겼다.


그날에 별빛은 영광을 따라온 나그네에게

땅에서 평화가 되신 아기를 보여줬다.

별빛은 인도하는 것이다. 예수께로 인도하는 것이다.


나는 별빛이 되어 그대에게 예수를 보여드려했다.

언제나 당신 곁에 계셨을 예수를 보여드려야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헸다면 언제나 부족했을 나를 욕해주길 바란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컫는 그 백성이 그 사랑을 베풀었다면,

그날 상경해 올려다본 하늘도 더이상 외롭지 않았겠지.


이제는 광나루 언덕에서 올려다본 그곳의 하늘이 더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했다.


사랑하는 공동체가 모여 서로가 저마다의 별이되어 또 다시 단편의 이야기라도 남기면 그것이 그리스도의 마음, 그의 생명의 책에 기록될까


내가 깊이 아끼고 사랑하는 공동체가 근심 없이 어린 시절 꿈에서 보았던 한여름밤의 은하수 처럼 어여쁘게 빛났으면 좋겠다.


그저 당신이 당신으로서

그 자리에 살아 숨쉰 것 하나만으로도

이 작은 나는 참 감사하고 행복했다.


내 소임이 끝나 주님 앞에 서는 날이 온다면, 이들과 함께한 20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주님의 은혜요 선물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존귀한 사람들이다. 아프지 말고, 밥 굶지 말고, 어디가서 기죽지 말고, 그저 잘 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저들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입술에 담아 기도할 때면 나는 참 행복했다.


잡히시기 전날 밤. 예수는 사랑하는 무리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제발 서로 사랑하라고. 그가 그러셨던 것 처럼.

나는 늦게서야 그 마음을 이해하려했다.


이제는 예수의 육신이 떠나간 이 세상에서

그의 몸된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세상 어디에서 예수를 볼 수 있을까?


애통하고 심령이 가난한 나에게

이 교회가 보금자리가 되었듯


어딜 가더라도 사랑만 받았으면 하는

이 사랑하는 공동체에

앞으로 또 마음이 가난한 지체가 찾아와 앉아있노라면,

그 나그네 같은 인생을 예수께로 인도할 아름다운 별자리가 되어줬으면했다.


깊은 사랑을 담아 그리 부탁하고 싶었고, 그랗게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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