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아도 아플 수는 있잖아요."

사랑이란 이름에 억눌리지 않게

by 광규

"사랑받아도 아플 수는 있잖아요."


나는 내 감정대로 느꼈을 뿐인데 왜 알아주려 하지 않고 인정하지 말라하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나대로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면서요. 그런데 왜 아픈 나를 끝내 인정해주려고 하지 않을까요?


계절이 어느덧 가장 추운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어쩌면 당신의 마음도 그럴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들어요. 여기 빈 공간 같은 공기 위에 감정을 한껏 펼쳐 놓으면 떨림은 어느새 예술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든요.

감정이란 건 이토록 찬란하면서도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어요. 때로는 소박하고 간결하면서도 이 복잡한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머리 아프며 고민할 때도 있거든요.

사람 마음이란 게 이렇게나 아름다운 일이란 걸 알아주시겠어요?


우리는 사랑을 받아요. 우리의 호흡에 필요한 공기도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일에 누군가의 사랑이 들어가 있어요. 누군가는 사랑을 위해 이 음식을 만들었을 테고 여기까지 왔을 거예요.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 살아갈 때에 그 산물들이 전해지고 전해지며 우리는 또 다른 생을 이어 나가요. 꼭 그 사랑이 나 혼자만을 향하고 있지 않더라도 내가 모르는 누군가 사랑받는 동안 저는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 안에 내가 있으면서 저는 사랑했고, 그 겉을 맴돌며 외로워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모든 사람은 사랑받으면 그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운 표정을 짓게 되더라고요. 참 마음 아프지 않나요? 거리를 돌아다니면 어디를 보아도 근심이 가득하고, 표정이 없는 사람이 너무 많거든요. 요즘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사람의 표정을 보기도 어려운 시기가 되었어요.


사랑이 필요한 게 맞아요. 하지만 그 사랑은 받는 이에게 정말 선하게 영향력을 줄 수 있을 때라야 사랑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랑은 자기 위안에 지나지 않아요. 그저 스스로 참회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누군가를 도우려 한다면 금방 티 가나기 마련이거든요. 내 마음이 시원하기 위해 하는 사랑도 이와 같아요. 사랑은 그런 게 아니에요.

아주 아주 오래전에 한 사람은 자신의 편지에 이렇게 적었어요.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견딥니다.”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진정 숭고하다 말할 수 있는 이 단어가 시작할지도 몰라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사랑이란 하면서도 가슴이 아프고 불편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그것이 사랑이기 때문에 더 없는 가치가 숨겨져 있구나.


사랑하시나요? 오늘도 사랑하실까요? 그렇다면 저는 당신이 참 부러울 것 같아요. 그리고 진심으로 당신의 사랑에 축복을 더할게요. 더 선하고 더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하지만 사랑이란 참 이상한 것도 있어요. 사랑을 받는다고 항상 행복하고 언제나 웃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사랑을 받아서 아프고, 아픈 가운데 사랑을 받을 수 있어요. 사랑 때문에 아플 수 있고, 아프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랑을 그만큼 귀중한 거라서 쉽게 놓아 버리고 끊어 버리기가 어려워요. 특히 그 사랑을 무력하게 받아야만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말이죠.


그렇죠? 사랑받아도 아플 수는 있어요. 이렇게 아낌을 받아도 끝내 흉 진 상처가 힘들게 하거든요. 그럴 땐 그저 그 아픔을 알아주세요. 애써 위로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 감정쯤은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 어떻게든 지나간 시간들 속에 넘겨 흘려버릴 수 있을 거예요.

사랑받아도 아플 수는 있어요. 그러니까. 아프다 말해도 괜찮아요. 사랑이란 미명에 억눌리지 말아요. 그리고 억누르지도 말아요. 감정은 있는 그대로 받아줄 때 정말 건강하게 흘려보낼 수 있으니까요. 쌓이고 쌓여도 괜찮아요. 그게 내가 되고 어느새 나라는 인격을 더욱 아름답게 형성할 바탕이 될 테니까요.


사랑받으세요. 그래도 아플 수는 있지만 괜찮아요. 그래도 사랑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