딛고 일어서는 일

고백하는 방법

by 광규

누군가에겐 익숙해져야할만큼 자주 겪어야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턱의 높이도 다르고 경사도 다르다.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돌부리도 없는 평지를 달리는 사람도 있을테고

숨이 차오를 만큼 버거운 곳을 기어올라가는 사람도 있겠다.

그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계속 길을 이어갈수는 없다. 항상 그럴수는 없다.

그럴땐 주저 앉은 자리를 다시 딛고 일어서야한다.


누군가에겐 매 발걸음이 그럴 수 있고,

누군가에겐 그대로 멈춰있고 싶을수도 있다.

하지만 삶은 흐르는 것. 잠시 고여있는 듯 하다가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곤 한다.


걸음마다 딛고 일어설만큼 당신은 고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섯부르게 격려하지도 않겠고 위로하지도 않겠다.

쉬이 판단할 만큼 나는 당신을 모르고 당신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가오면 시릴 무릎을 부여잡고 멈출 수 없음을 직감한 당신은 지금 당신을 멈추지 못하게하는 그 이유 때문에 돌고돌아 여기까지 흘러들어왔을지도 모른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걸음을 떼는 일은 대단한 것이라 말해주고 싶다.

누구나 그래야하고, 누구나 그러고 있지만

흔하다고해서 대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주 볼 수 있다해서 귀하지 않은게 아니다.

사랑은 위대하고 말하지만 사랑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이고

사랑은 거룩하다고 말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있고 또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아가고 있지만, 아무나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니다.

누군가는 그러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한다면 문득 슬프고 괴로워진다.

외로워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동행을 하고 있다 생각한 사람들일지라도

우리는 언제나 시작과 끝이 달랐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응원이 등을 떠밀고 있다고 말해도

결국 결국 딛고 일어설땐 그대의 발만 있을 뿐이다.

오롯이 그대의 두 다리로 감내해야할 것들이다.


내게 품이 있다면 쉬어가라 하고 싶고

내게 등이 있다면 업혀가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에겐 그 두가지가 다 있음을 깨달았다.

당신을 보면서 나는 나의 크기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마음 속에 사랑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점점 하나의 사람으로 인격이 되어갔다는 말이다.


오직 발걸음을 옮길 생각만 하며 어느새 기계 처럼 움직이던 나로하여금 당신은 그 이상의 것을 보게했다.

감각에 처음 눈을 떠 충격을 받았고.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말하고 싶었다.

그대가 있어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곳은 무척이나 넓었고 변화가 잦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어디에나 있는 하늘과 어느 곳에나 이어진 지평선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길은 없으며 우린 발길이 닿는 곳으로 갈뿐이란 것을.


영원을 논하지만 영원을 경험할 수 없는 우리는 언젠가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처음과 끝은 다르겠지만, 우리는 잠시나마 서로의 지평에 머물다간다. 우리에겐 그런 찰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를 용감하게 만든다.


때로는 따라서 가고, 이끌어가고, 아울러 가겠다. 마주 걷다가 어느새 지나칠지도 모른다. 걸음은 나의 몫이지만 어디로 갈지 정할 수 있겠고, 용기를 얻을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히 혼자 살아갈수는 없으며 많이 걸은 것 보다는 걸으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경험으로 사유 하는 이들이 더욱 깊은 인격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몫으로 남아있는 딛고 일어서는 일이 이어진 길 처럼 이어진 마음에 소중히 품고 묻어갈 무언가를 발견해가는 일이 되었으면한다. 내게는 소중했던 경험이 당신에게도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나는 이것으로 당신에게 고백하겠다.


언젠가 당신의 길을 이룰때에

혼자는 아니었음을

그래도 혼자는 아니었음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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