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사실 대단한 사람이야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
‘선택의 심리학’의 저자 베리 슈워츠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저지른 일’보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를 더 크게 느낀다.”
내가 지금 여기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이유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살면서 더 많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돌아봤을 때 ‘잘 살았다.’ 말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적어도 나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겐 부끄럽지 않도록 나를 소중히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데 꿈이 무슨 소용이에요]
대학교에 다닐 때 했던 봉사활동이 있다. 학교 주변의 지역 아동센터에서 교육을 보조하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적성에 맞았다. 한 학기 간 봉사가 끝나고 나는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중에 특히 말 잘 듣고 열심히 하던 "훈이"라는 아이에게 꿈이 뭐냐 물어봤다. 바이올리니스트. 아이들이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 장래희망이었다. 소중하지 않은 꿈은 없지만 나는 이 아이의 소원이 무엇보다 귀 해 보였다.
"그래 넌 꼭 이룰 수 있을 거야. 선생님도 기도할게."
멋진 이별이 돼야 할 인사였다. 그래야 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나가는 나 등에 대고 아이가 했던 말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돈이 없잖아요. 돈이 없는데 꿈이 다 무슨 소용이에요."
마음이 원하는 것과 몸이 할 수 있는 것. 그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가 너무 커져버린 걸까.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어야 할 말이 나왔다. 그 아이의 배경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지레짐작하지도 못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내내 눈물이 흘렀다. 가정 형편의 무력함 때문에 배우고 싶은 음악마저 포기해야 했던 그 마음이 얼마나 서럽고 혼란스러웠겠는가?
[가난은 꿈을 박탈한다]
가난은 꿈을 박탈한다. 언젠가 내가 썼던 문장이다. 그런 무기력함이 지병이 되어 나를 괴롭혀왔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 지분은 있을 것이다.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드물었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야 내가 결심한 건 결국 죽고 싶은 그 순간에 떠오른 단 하나의 마음 때문이었다.
'죽을 땐 죽더라도 음악을 해보고 싶다.'
놀랍게도 그때의 나를 살게 한 건 억울함이었다. 나도 내 인생에 음악을 못하고 죽으면, 최소한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설움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죽기 전 남은 이 서러움에 다시 한번 인생을 걸어보기로. 나는 서러워서 다시 살아보기로 했다. 마음에 남은 하고 싶었던 일들 아직 많이 남아있었으니까.
그것은 흔히 말하는 성공의 요소 즉 부와 명예를 얻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고 행복한 일’을 찾아 나서는 게 더 중요했다. 왠지 그래야만 나의 삶에 작은 의미를 하나라도 더 더할 수 있고, 그래야만 내가 더 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등을 떠밀어줄]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아무것도 없는 나의 등을 떠밀어줄, 우울한 마음에 불을 지펴줄 불씨가 필요했다. 주저하는 마음에 잠시 손을 얹어 밀어준다면 그 배는 순풍을 타고서 저 먼바다로 떠날 수 있다. 나는 다시 책을 들여다봤다.
“필링 굿”의 저자 데이비드 번스는 우울증 환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오직의 생각만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만약 실수를 하더라도, 절대 죽지는 않는다.”
저 얕은 물에서 코끼리는 빠져 죽지 않는다. 저 아이에게 필요한 건 단지 등을 떠밀어줄 누군가다.
사람은 두 번의 삶을 살지 않는다. 그러나 기회는 두 번 이상 주워진다. 기회를 마주할 현재를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흐르는 시간축에서 서핑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자신을 대면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상상력의 오류’를 범하기 쉬운 연약한 심리적 상태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나 돌아보면 진정한 문제는 나의 상상이 낳지 않았다. 상상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 때는 언제나 내가 그것을 행할 때. 그뿐이었다.
어느 누구도 실패를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좌절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언제나 부정적인 감정에 메여있을 수만은 없다. 당신의 영혼은 이미 푸른 초장을 뛰노는 한 마리의 어린양이 되어 살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가?
번스는 이렇게 말한다.
“완벽이 아닌 성공을 목표로 하라. 틀릴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마라, 그러면 살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 앞으로 나아갈 능력을 잃기 때문이다.”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실패도 성공도 그대를 옭아 메지 않았으면 한다. 번스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도 말하고 싶다. 실패는 당신의 증거다.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실패를 들고 당신이 또다시 저들을 마주할 때 눈 앞의 현실은 또 다른 지평을 보여줄 것이다. 이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들은 결코 볼 수 없는 경지의 세상이다. 곧 도전하는 이들만이 얻는 세상이다. 이어질 번스의 말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어떤 일을 평가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자신에게는 남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산산조각 낼만한 핵폭발 같은 도덕적 권능이 없다고 인정하면서, 어째서 남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파탄 낼 권능을 주는가?
어느 누구도 당신을 상처 입힐 권리는 없다. 그런 일은 정당화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누구에게도, 설사 당신 자신에게도 말이다. 마음속에 간절한 무언가가 있다면 스스로를 소홀히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마음조차도 소중하다. 다른 누구보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 줬으면 한다.
무엇보다 당신이 빠져 죽지 않을 물에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