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의 시작, ‘방꾸쟁이’

Chapter7. 우리의 꿈(방꾸쟁이 이예닮)

by 장병조

□ 퇴사 - 과거 이야기

2024년 4월 사교육 기업에서 퇴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빌런(Villain)’이라 할 만한 악역들을 참 많이 만났던 것 같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모두 불편해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고맙게도 그들 덕분에 내 마음은 빠르게 단단해질 수 있었다.


입사 초반에는 계속되는 그들의 날카로운 말과 고의적으로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 따위가 감당하기 힘들었다. 마음에 큰 상처가 됐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스스로가 이상하고 못난 사람이 된 것 같아 자괴감이 들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뭐, 사회에 나오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라며 빌런이라는 존재를 당연시하게 됐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빌런은 공기 중의 먼지처럼 항상 존재하므로 그들에게 휘둘릴 필요 없다.’라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마음이 여린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에게 그들이 만들어준 단단함은 직장생활에서의 큰 수확이다.


회사에서의 시간이 내게 준 상처는 흉터가 되어 아직 나에게 남아 있다. 그곳에서 얻은 흉터는 어느샌가 변해버린 내 삶의 태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나는 언젠가부터 ‘앞뒤가 다른 사람이 생존에 유리하다.’, ‘옆 사람을 너무 믿어서는 안 돼. 언제 내 뒤통수를 칠지 몰라.’, ‘책임을 회피하는 삶이 편안해.’, ‘되도록 책임을 남에게 미뤄야 해.’라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회사에 다니기 전에는 ‘사람이 앞과 뒤가 똑같아야지.’, ‘내가 맡은 일에는 당연히 내가 책임을 져야지.’라고 생각했던 나와는 정반대의 사람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사고방식의 변화가 내가 어떤 회사생활을 했는지 조금은 대변해주는 것 같다. 글에 모두 담지는 못했지만, 회사생활이 나에게는 무척 힘들었다. 누군가가 볼 때는 별일 아니고 유치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많이 울었고, 자책도 많이 했다. 그 시간이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이제는 무거운 과거를 조금씩 내려두려고 한다. 훌훌 털고 날아오르고자 한다. 회사 밖으로 나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온기를 느끼고, 다시 나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갈 것이다. 마음껏 방황하고 행복한 꿈을 꾸면서 웃음이 넘치는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 방황의 시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은 ‘소속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안정감이 사라진 상태’를 뜻한다. 그러다 보니, 퇴사 직전에는 ‘회사 밖으로 나가 방황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월급도 끊기고, 커리어도 끊기고, 무리 밖에서 혼자가 되는 상황이 두려웠던 것 같다. 그리고 특히 ‘퇴사하고 방황할 것이다.’라는 소식을 전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받아볼 수 있었던 부정적인 반응도 나를 두렵게 했다. ‘경력 단절이랑 공백기는 진짜 안 돼. 그거 재취업 힘들다니까?’, ‘어차피 너 돈도 다 떨어지고 하면 금방 돌아올걸? 그럴 바엔 그냥 회사 다니지’, ‘이걸 못 참고 그만두냐. 좀만 더 하면 편해진다니까.’라는 것과 같은 말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방황을 시작하는 것에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다.


어렵게 시작한 방황을 통해 내가 해내고자 하는 것은 딱 하나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색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인턴, 계약직, 정규직을 두루 해보니 어떤 일이든 참고 견디다 보면 ‘할 만은 해진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그러나 나는 할 만한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어차피 일해야 한다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 그렇게 하면 참고 견디는 일조차 결국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일부가 될 테니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새로운 삶의 첫 단추가 바로 ‘방꾸쟁이’ 프로젝트이다. ‘방황하며 꿈꾸는 사람’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이다. 고맙게도 남자친구인 방꾸남이 나와 함께해주기로 하면서 ‘방꾸쟁이들’이라는 팀이 만들어졌다.


방꾸쟁이들을 만들면서 함께할 크루를 모아보았는데, 역시나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에 쉽사리 동참 의사를 밝히는 사람도 없었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마다 방황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 ‘함께 방황하기에는 삶의 방향성이 너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하나로 뭉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나는 지금 나에게 필요한 방황을 하는 것이고, 그들은 자기만의 때가 오면 자기에게 필요한 방황을 시작할 것이다.


해보자 방황~!

방꾸쟁이 그림_cmyk.png

■ 다음 이야기(2025.12.14.일 업로드 예정)

□ Chapter7. 우리의 꿈(방꾸쟁이 이예닮 편)


"새로운 도전, 일단 하기로 했으면 가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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