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가족의 의미

평범한 사람의 인생이란 드라마 - 가족

by 장병조

가족. 누군가에게는 행복, 누군가에게는 불행.

싸우기도 하고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한다.

가족이라는 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가족은 창업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비유적 표현들 중 현대사회의 가족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MBC 희망특강 파랑새에서 김미경 강사가 이런 얘기를 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어렴풋이 이런 내용이었다.

"자식을 낳는 건 창업이에요. 여자와 남자가 만나서 가정이라는 본사를 이루고 자식이라는 계열사, 직원이 탄생하는 거죠. 그리고 그 직원들은 또 여럿으로 나뉘어요.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수익형 자식, 자꾸 손이 가고 말썽을 피우는 대출형 자식으로 말이죠"

(물론 대출형 자식이 나쁘거나 틀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둘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그래서 강연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나, 자식 낳는 것을 창업이라고 표현하다니. 진짜 찰떡이네. 정말로 깊이 생각해보면, 감정적인 부분이든 금전적인 부분이든 물리적인 부분이든, 서로 무언가를 충족시켜 줄 때 원만한 가족 관계가 형성이 가능한 것 같아. 일종의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지"


우선 남과 여, 둘이 첫 만남을 갖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첫 만남에서 그들은 외모든, 성격이든, 재력이든 그 무언가에 끌려서 지속적인 만남을 선택했다. 그렇게 계속되는 만남 속에서 즐거움, 호기심, 안정감, 물질적인 선물 등 많은 것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만남을 계속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라고 판단했고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을 하면 집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경제적인 부분을 포함해 다양한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한 집에서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서로를 사랑했고, 이제는 아이를 낳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에너지를 계산해 봤을 때 잠시 멈칫했지만, 생명의 탄생이 주는 경이로움과 아이가 성장하면서 가져다주는 보람이 더 크다고 생각해 출생을 결심했다.


자식이 태어났다. 자식은 부모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유치원생이 된 아이는 엄마의 곁에 딱 붙어서 이런 얘기를 한다.

"엄마, 엄마는 절대 죽으면 안 돼. 그럼 나는 엄청 슬플 거야. 맨날맨날 울 거야"


그런 아이가 자라서 청소년이 되었다.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더니 방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나오기는커녕 들어오지도 말란다. 문 앞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공부 중이니까 조용히 해달라고 쓰여 있다. 밥 먹을 때에서야 겨우겨우 얼굴을 본다. 깨작깨작거리며 먹는 모습을 보고 생각한다.

"이 자식을 내가 계속 키워 말아? 어휴. 대학교 갈 때까지만 봐준다. 그래도 너는 나보다 잘 살아야 되니까 일단 대학에 갈 때까지는 우리가 힘쓸게. 그때부턴 용돈도 네가 벌어서 쓰고 얼른 독립할 준비 해라"


자식이 대학교에 붙었다. 그런데 꼭 자취를 해야겠다고 한다. 자기는 이제부터 혼자 살고 싶다고, 혼자가 편하다고 한다. 그래, 우리가 널 어떻게 막겠니. 결국 아이는 독립했다. 미운 짓만 골라서 하긴 했지만 꽤 섭섭한 감이 있다. 독립한 지 몇 달이 지났다. 평소에는 연락을 해도 잘 안 받더니 오늘은 웬일인지 알아서 연락이 왔다.

"어 엄마! 나 혹시 김치랑 반찬 몇 개만 좀 보내줄 수 있어? 이제 사먹는 것도 질리고, 혼자 사는데 매번 해먹는 것도 어렵고 해서.. 그리고 혹시 가능하면 용돈도 조금만 부탁해..! 요즘 사는 게 퍽퍽해서~"


이 얘기를 듣고 나니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가득하다.

"이 원수 같은 놈. 왠지 먼저 전화한다 했더니, 지 필요하니까 전화하네. 엄마아빠 죽으면 무진장 슬플 거라면서 껌딱지처럼 붙어있을 때는 언제고. 음... 그래도 정말 많이 크긴 했네"


"가족은 창업이다"

정말 적절한 표현이다. 이런 비유적 표현 외에도 사람들은 가족에게 '안식처', '원수', '친구', '동반자' 등의 다양한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마다의 특성이 다르고, 가족마다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그 의미도 여러 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결국 가족이 갖는 공통적인 의미는 딱 하나이다. 이 세상에 나와 피를 나눈 가족은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즉, 가족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남녀 중 두 사람이 만날 확률, 수억 마리의 정자 중 한 마리가 난자와 만날 확률, 그리고 임신 기간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확률을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가족은 그저 운명적인 만남, 신비함 그 자체이다. 그러니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가족 그 자체로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그냥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족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

무언가를 명확하게 정의하려는 본능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에게 가족은 무엇일까?

나는 가족에게 어떤 소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조크라테스입니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총 10개(#1 ~ #10)의 게시물로 마무리됩니다.

아래와 같은 편지 형식의 글 두 편을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9 : 대한민국의 아들이 대한민국의 부모님께

#10 : 자식이 자식에게


사실 아직 소재는 많이 남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감정선이나 문체 등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저의 글쓰기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따라서 휴재를 하고 책쓰기 및 글쓰기 연습을 조금 더 하고자 합니다.


조금 TMI(Too Much Information)를 말씀드리자면,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4학년 졸업반입니다. 그런 제가 비대면 강의를 들으면서, 이것저것 궁금한 점은 많지만 물어볼 곳이 없는 후배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19로 인해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후배들을 위해 '대학생활'과 관련된 책을 한 권 써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 독립출판을 준비하는 중입니다(기회가 되면 기획출판도 정말 좋겠죠!).


하지만 이와 같은(대학생활) 콘텐츠가 브런치에는 다소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고(대학교 새내기 연령대의 이용자의 비율이 낮기 때문), 브런치와 책쓰기를 병행하는 것도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해 휴재를 결정했습니다. 정말 몸이 둘이면 좋겠네요! 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독자님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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