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의 인생이란 드라마 - 가족
저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어느 집 아들입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엄마아빠와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지내왔죠. 관계라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분명히 모두가 노력하는 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지가 않거든요. 아마 각자 다른 성장배경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탓이겠죠. 그럼에도 부모님이 모두 계시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족관계와 관련된 저의 글은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출생부터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모아 총 10편의 글을 기획했어요.
다음번에 '#11 후기'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 시작해볼게요!
1. 행동을 이해하려 노력하기에 앞서 그 사람의 배경을 파악하세요.
우리가 엄마아빠 그리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든 가장 명확한 이유.
'내가 그 사람의 모든 삶을 겪어보지 않아서'
엄마아빠는 우리와 같은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사는 삶을 어느 정도 함께해요. 반면에 자식들 중 엄마아빠가 어린 시절 어떤 삶을 살았는지 겪어본 딸(아들)이 있을까요? 이런 이유로 엄마아빠를 이해하는 것은 참 힘들어요. 그래도 자식으로서 노력은 해보는 게 좋겠죠.
그렇다면, 부모님의 어떤 '행동'에 대해서 이해하려 하지 말고 엄마아빠라는 '사람'에 대해서 파악해 보세요.
"엄마아빠가 왜 저런 행동을 하지?"라는 의문을 갖기보다는
"엄마아빠는 어렸을 때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엄마아빠가 나만할 때 꾸었던 꿈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세요.
그리고 하나씩 차근차근 여쭤보세요. 그 후에 엄마아빠의 행동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때, 답을 보고 문제를 이해하는 것과 해설을 보고 답을 이해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쉬울까요?
2.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변하세요.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변화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려 해요. 자기중심성에 기초한 행동이죠. 가족, 부모-자식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에요. 엄마아빠는 그때 그 시절 경험과 시대상을 배경으로 자식들에게 조언을 하고, 충고를 하죠. 때로는 말하는 대로 따라주길 바라기도 해요. 반면에 자식들은, "아 그거 아니라니까!!"라는 외침을 반복합니다. 그러고는 귀를 막아버리거나 문을 닫아버리죠. "엄마아빠가 시대의 흐름이나 변화에 뒤쳐지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과연, 50년-60년 동안 만들어진 삶과 20-30년 동안 만들어진 삶 중, 어떤 것이 더 바뀌기 쉬울까요? 정량적으로 따지기는 어렵겠지만 후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변화를 통해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되면, 나이가 든 부모와 젊은 자식들 중, 누가 그것을 더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 또한 후자입니다. 나이가 어린 우리가 스스로 변하고 그 변화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세상에도 이롭고, 가족에도 이롭고, 나에게도 이로운 일이에요. 그러니 엄마아빠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이제는 받아들이세요. 스스로를 변화시키세요. 그릇을 키우세요.
물론 엄마아빠라는 크고 무거운 그릇을 나의 작은 그릇에 늘 담아두고 살 수는 없어요. 그랬다가는 그릇이 깨져버릴 수도 있거든요. 즉, 항상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변화할 수는 없다는 말이에요. 우리도 사람인 걸요. 하지만 때로는 작은 접시나 쟁반이 더 큰 그릇을 받치는 것처럼, 엄마아빠를 포용하는 삶을 살아보는 게 어떨까요 :)
3. 가끔씩은 할 수 없어도 할 수 있다고 말하세요.
안정감, 든든함, 내 편 등등. 우리가 엄마아빠를 표현할 때 쓰곤 하는 단어들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경제적으로 안정된 지원을 해 주어서? 신체적으로 헐크처럼 든든해서? 1년 365일 내 편만 들어주어서? 그렇지 않아요. 비록 허름한 집에 대출을 끼고 살지만, 매월 생활비가 빠듯하지만, 다들 허약해서 자주 병원에 다니지만, 그저 가족이라서 그런 거예요. 미우나 고우나 함께해 주어서, 아플 때 함께 울어줘서, 매일 나를 혼내지만 누구보다 나를 아껴주어서 그런 거예요.
하지만 (조)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엄마아빠라면 너무 힘들고 어딘가 기대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외롭게 서서 이겨내야 하는 걸까요. 초인적인 능력이 없다면, 딸이자 아들인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 비록 당장 집을 사 줄 수는 없지만, 당장 은퇴하도록 해 줄 수는 없지만, 해외여행을 보내줄 수는 없지만, '희망'을 드릴 수는 있어요.
"내가 꼭 엄마아빠 책임 질게. 앞으로 10년 안에 유럽으로 여행도 보내주고, 언젠가 꼭 집도 사줄게. 그러니까 그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 놓인 한 줄기의 희망, 그것은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그러니 꼭 할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누가 알까요. 정말 할 수 있을지 :D
4. 가끔씩은 평소와 반대로 행동하세요.
엄마아빠들이 아들과 딸을 바라볼 때면, 유독 어른스러운 자식이 있고 유독 유치한 자식이 있기도 해요.
너무 어른스러운 자녀를 바라볼 때, 엄마아빠는 이런 걱정을 해요.
"쟤가 우리 생각하느라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마음의)짐을 지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가 더 잘해야겠어. 자식들만큼은 나보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네"
반면에 너무 어리숙한 자녀를 볼 때는 이런 걱정을 해요.
"쟤가 저래서 사회 나갈 수 있을까? 엄마아빠 없으면 어떡하려 그러지..? 불안해서 떼놓고 갈 수가 없네. 우리 노후도 준비해야 되는데 얘를 혼자 내놓을 수도 없고 이걸 어쩐담.."
결국, 어떤 자녀를 두어도 엄마아빠는 늘 자녀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살아가요. 그러니 엄마아빠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해서 때로는 평소와 반대로 행동하세요. 너무 무게감 있는 삶을 살았다면 때로는 짐을 내려놓고 엄마아빠에게 기대보세요. 반면에 너무 어리게만 살아왔다면 가끔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세요. "얘가 그래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다행이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죠.
5.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요.
행복.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와 목적을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행복이라는 게 꼭 내가 잘 먹고 잘 살고 잘 놀아야지만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내가 행복해야 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나와 닮은 아이가 생기자 "네가 행복하면 엄마(아빠)도 행복해. 네가 배부르면 나도 배불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도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해요. 그러고는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라는 말을 하곤 해요.
일종의 대리만족이라고 할 수 있죠. 진화의 과정에서 생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랄까요.
반면에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면 엄마아빠도 불행하다고 느껴요. 자식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젊음을 쏟아부었지만 자식 하나 잘 키우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이 그 예시이죠. 또, 내가 아프면 부모님도 아파요. 내 자식 아픈데 좋아하는 부모가 있던가요? 엄마아빠 유산 물려받을 생각하느라 좋아하는 자식은 봤지만 반대의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그러니 꼭 행복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사실은 앞에서 말한 것들 모두를 실천하는 것보다 이 것이 더 중요해요. 엄마아빠 호강하게 해주겠답시고 열심히 일하다가 다치면 치료비는 누가 낼까요? 힘들어하는 자식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아주어야 하는 몫은 누구에게 주어질까요? 건강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이런 것들이 다 소용없게 됩니다. 물론 건강하고 행복한데 돈도 많이 번다면 그것은 금상첨화이죠!
자식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때, 비로소 엄마아빠도 마음 놓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요.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어느 아들이 다른 자녀분들께 쓰는 편지였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아보았어요!
그리고 #1부터 #10까지 10개의 소재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정말 부족한 글이었는데, 읽어주신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번에 '#11 후기'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