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대한민국의 아들이 대한민국의 부모님들께

평범한 사람의 인생이란 드라마 - 가족

by 장병조

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자라고 있는 한 아들이 대한민국의 부모님들께 편지를 올리고자 해요.

제가 부모님께 바라던, 저희 부모님께서 저에게 해주셨던 그런 것들을 토대로 말이죠:)

특히 아동, 청소년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서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1. 늘 모범을 보여주세요.


"애들아, TV 좀 그만 보고 들어가서 공부해! 너희 대학 안 가니??!"

"휴대폰 좀 그만해라, 아빠가 밥 먹을 땐 밥만 먹으라고 그랬지"


아이들이 TV 보고 휴대전화를 만지는 습관은 어디서 왔을까요. 아마 대부분은 모방일 거예요. 인간은 모방의 귀재이거든요:) 주말에 TV를 보는 엄마아빠의 모습, 밥 먹을 때 TV를 트는 엄마아빠의 습관. 거기서부터 왔을 가능성이 커요. 아이들은 아마 늘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엄마 아빠도 밥 먹을 때 티브이 보면서.."

"엄마아빠는 퇴근하면 맥주 마시고 쉬는데 우리는 학교 끝나면 학원 가거든요? 참나, 나도 안 해. 쉴 거야"


많은 엄마아빠들이 아이가 스스로 학습하고 자기계발하길 원해요.

그렇다면 먼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직장에서 퇴근한 뒤 책을 읽는 모습, 주말이지만 운동을 하고 경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분명히 엄마아빠를 보고 배운답니다. 저도 그랬고요!


아이들의 성공과 행복을 바라시죠? 그러면 이렇게 이야기해주세요.

"엄마아빠도 너만 할 때는 열심히 했어~"

"아 오늘 상사(혹은 고객) 완전 진상이었어. 다니기 싫어 죽겠네. 삼겹살에 소주나 한 잔 해야지. 야, 아들, 가서 삼겹살 좀 사와 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아빠는 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해! 성공하는 것과 행복한 것에는 나이가 없거든. 지금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엄마아빠는 더 열심히 할 거야! "

"엄마아빠는 지금 너무너무 행복해. 비록 힘들게 일하고 왔지만 이 집에서 너희들과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맥주를 한 잔 하고 있잖아. 이게 진짜 소확행이지! 사람이 늘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단다"라고 얘기하는 엄마아빠가 되어주세요.


P.S.

20대의 시선 : "와 그렇게 우리 보고 컴퓨터 조금만 하라고 하셨던 분들이 유튜브에 저렇게 빠져 사시네...? 저러다가 눈 나빠지는 거 아니야? 저거 봐 저거. 저러다가 목에 디스크 오겠네. 미스터 트롯 안 나왔으면 우리 부모님 진짜 어쩔 뻔했냐..."


2. 아이들을 존중해주세요.


부모님들은 아이의 말이 '틀렸다'라고 많이들 이야기해요. 잘못되었다고 말해요. 그러고는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곤 합니다. 물론 아이의 생각이 엄마아빠와 많이 다를 수도 있어요. 또, 보편적인 도덕률에서 어긋날 수도 있고요.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져서 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존중해주세요. 일단 들어주세요. 아이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 "그게 아니라"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감정에 의해서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게 아니라, 먼저 끝까지 듣고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답변해주세요.


이렇게 존중받는 삶을 살았을 때, 자존감이 높아지고 타인을 존중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실천하는 게 어렵다면 서로 존댓말을 써보는 것도 괜찮아요. 모두에게 효과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성숙한 아이라면, 자신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엄마아빠를 아이가 함부로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아이들도 엄마아빠를 더 존중하게 될 겁니다.


3. 잘 되라고 하기 전에, 아이가 잘 되길 원하는지 생각해주세요.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얘기야! 좋은 말로 할 때 알아들어!"

이런 말을 하는 엄마아빠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해요.

진정으로 아이들이 잘 되길 원하는 건지. 아니면 아이가 잘 되어서 내가 만족스럽길 바라는 건지.

전자라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과연 이렇게 한다고 해서 아이가 잘 될까? 잘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엄마아빠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히 자신보다 돈을 많이 버는 삶은 아닐 거예요. 더 즐겁고 행복한 삶, 스스로가 주도권을 쥐고 살아가는 삶. 그것을 바라실 겁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들으라고 하지 말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세요.

"너는 무엇을 가장 잘 한다고 생각하니?"

"너는 잘 되고 싶니?"

"너는 잘 된다는 것이, 인생에서의 가장 큰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4. 잘 사는 법이 아니라, 그저 평범하게 사는 법이 아니라, 다르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어떤 마을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농부 10명이 가족과 살고 있어요. 다른 직업은 없고 총인구는 40명이에요. 하지만 농사를 지을 땅이 한정되어 있어서 쌀이 20인분 밖에 나오지 않아요. 그럼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서로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고, 독과점이 생기고 누군가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할 거예요.


그런데, 그들 중 농부 두 사람의 아이들이, 자기들은 커서 꼭 물고기를 잡겠대요. 그런데 어쩌죠. 이곳에는 물고기를 잡을 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그리고 바다는 위험해요.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거든요.


한 농부는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아이야. 바다는 정말 위험하단다. 네가 더 훌륭한 농사꾼이 되어서 많은 땅을 경작하고, 많은 쌀을 얻는 것만이 살 길이야. 바다에 나가는 것은 꿈도 꾸지 말으렴! 아빠가 반드시 땅을 많이 차지해두고 너에게 물려줄게!"

이 아이는 커서 농부가 됩니다. 그리고 똑같이 경쟁하고 똑같이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다른 농부는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바다에 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단다. 위험하기 때문이지. 우리 마을의 어느 누구도 바다에 대해서 잘 몰라. 그러니 내가 도와주마. 오늘부터 바다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보자꾸나!"

이 아이는 어려서부터 물고기 잡는 방법을 연구해요. 결국 어부가 되는 데 성공합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은 오직 이 어부만이 알고 있어요. 그리고 부족한 쌀을 물고기로 채우는 것도 이 어부의 몫이 되었죠.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나뿐인 삶을 살아갑니다. 경쟁 상대는 오직 자신 뿐이에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이죠.

세상은 넓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모두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따라 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려고 하죠.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 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잘하는 것을 칭찬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칭찬해 주세요. 그리고 그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게 아이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5. 아이를 믿어주세요.


자녀들을 믿어주세요. 불신을 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요. 그래서 못 미더운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신뢰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를 믿어요. 그래서 믿음직하고 독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커지죠. 그러니 늘 서두르지 말고 아이를 믿어주세요. 스스로 잘 할 것이라고 믿어주고 격려해주세요.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을 독촉하거나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마음이 급하면 넘어지고, 다치고, 미끄러져요. 그대로 갔으면 10년이 걸릴 일이 넘어지고 방황한 탓에 15년 30년이 걸리죠. 또, 자신과 비교되는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느라 스스로가 가야 할 길을 파악하지 못해요. 그렇게 되면 항상 다른 사람의 뒤를 쫓거나,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게 될지도 모르죠. 그럼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불안감에 휩싸여 살아가게 됩니다. 어쩌면 평생이요.


엄마아빠는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서도 분명히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요. 하지만 비교받는 삶 속에서 비교하는 방법을 배운 아이들. 이 아이들이 엄마아빠를 다른 부모님과 비교할 때 어떤 마음을 품을까요? 부모님이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일까요? 아닐 겁니다. 아마 부모님에 대한 '불신'이겠지요. 나의 엄마아빠가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지 못하다는 느낌. 그리고 그런 엄마아빠의 말을 믿어도 되나 싶은 불신감이요. 그 불신의 씨앗이 점차 자라면서 관계를 갈라 놓게 됩니다.


"다른 집 애들은 2주 만에 한 단원 끝냈다는데, 너는 뭐를 하길래 4주가 지나도 못하니? 조금 더 분발해!"

"쟤네 집은 래미안인데 왜 우리는 이런 데 살아? 엄마아빠야 말로 뭐 한 건데?"


가족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몇 가지 추려서 적어보았어요.


서로 모범을 보이고,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믿어주는 것.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것.


이것들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가장 행복한 가족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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