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2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BMC)를 사용하다 보면 가장 모호한 부분은 고객 관계(Customer Relationships) 블록이다. 고객 관계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이 다른 블록에 비하여 덜 직관적이기도 하고 딱 꼬집어 고객 관계 전체를 아우를 만한 예시를 들기도 힘들다. 게다가 가치 제안, 고객, 채널 등 다른 블록들에 비하여 덜 중요해 보여서 그런지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다양한 변형된 버전들을 보면 고객 관계가 빠져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고객 관계 관리
고객 관계 블록은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의 개념을 나타낸 것이다. 이 블록에 관하여 생각할 때는 관계라는 말에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 관계 관리는 좀 더 원활하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하여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행해지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간단히 풀어보면 고객 유지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사업에서 고객과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널리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업체들은 고객 관계를 관리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개념이 연구되고 발전한 것 같다. CRM 개념은 고객과의 관계 관리를 통해서 유입된 고객이 지속적으로 고객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직접적인 관리 기능을 대표했고, 그 개념은 점차 확장되어 기존 고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고객의 확보, 고객 정보 관리 등 더 넓은 의미에서 고객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필요한 다른 기능들도 포함하기 시작했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서 말하는 고객 관계는 이러한 활동을 대표하는 단어일 뿐이다. 그렇다면 고객 관계 블록에는 어떠한 내용이 들어가야 할까?
지속적으로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고객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를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결국 고객 관계 블록에는 내용은 고객들이 다시 나의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한 대답이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보자.
·애플의 고객 관리 전략 중 하나는 전환 비용이다. 아이튠즈를 통하여 구매된 음악이나 앱 등의 서비스들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애플 제품군을 사용하게 만든다.
·통신사의 경우 약정을 들 수 있다. 유효한 기간은 2-3년이지만 그 사이에 고객들은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동네의 작은 가게들은 사람들과의 친절하고 인간적인 관계가 고객 관계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효과도 천차만별이지만 목적은 같다. 지속적으로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고객을 확보할 것인가?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데는 고객의 확보도 중요하다. 어떤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관하여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제품/서비스가 시장에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을 고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대부분의 마케팅이 포함된다. 검색엔진 최적화(SEO), 이메일 마케팅, 고객 데이터 분석 등 고객 확보에도 여러 가지 방법들이 사용될 수 있다.
어떻게 고객들이 나의 다른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것인가?
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크로스 셀링이나 업셀링 등 고객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 서비스 외에 다른 제품, 혹은 더 고급 제품을 사용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추가 음료나, 사이즈 업그레이드 등에 관하여 물어보는 전략을 사용한다.
고객 관계 블록에 필요한 질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객 유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객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객들이 우리의 다른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을 사용하여 우리 사업의 고객 관계에 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사용할 때는 처음 음부터 모든 블록을 다 채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블록의 역할을 이해하고 그 측면에 관하여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객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고객 관계 블록이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고객 관계를 관리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