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7일(목) 로빈에서 라스토케를 지나, 플리트비체 근처 시골로
크로아티아의 일정은 전체적으로 좀 쉬어가는 일정으로 잡았다. 늦잠을 자고 아침 먹고 짐을 정리해서 나섰다. 플리트비체 호수 근처 다음 숙소의 체크인 시간이 4시여서, 근수에게 라스토케라는 동네를 소개받아 들렀다.
"꽃보다 누나"에 나와서 유명해졌다는 동네인데, 동네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어른은 30 kuna, 아이들은 20 kuna라는데, 우리는 그럼 2만 원 돈이 된다. 지도상으로 돈 내고 입장하는 곳이 굉장히 좁은데, 뭐 대단한 게 있을까 싶어, 굳이 들어가지 않고 동네의 외곽으로만 돌았다.
마을 주민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는 면이 있다.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작은 폭포도 있는 아름다운 곳에서 그저 자신들끼리 집과 동네를 아름답게 가꾸고 살고 있을 뿐인데, 언제부턴가 유명해지고 불쑥불쑥 낯선 이들이 찾아오고.. 어쩌면 입장료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고육지책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크로아티아는 하늘도 파랗고 구름도 예쁘고, 산천이 참 수려했다. 오늘 도착한 플리트비체 호수 근처 숙소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집주인인 루카의 말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인구가 전체 인구가 430만 밖에 안된다고 했다. 숙소가 위치한 마을도, 거의 집과 집 사이가 50m씩은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이 집도 집안에 텃밭과 사과나무, 배나무, 매실나무(아마?) 등 각종 나무들과 아이들을 위한 그네와 시소 등 놀이터까지, 여유로운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동네의 집집마다 꽃들이 심겨 있고, 길가와 들판에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집집마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다닐 자신들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저녁을 먹고 동네 산책을 하다 보니, 노인정처럼 어느 집 앞에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는 할아버지들, 손주들을 돌보는 할머니와 엄마들도 보인다. 그들 입장에서는 낯선 아시아 사람인 우리가 많이 신기해 보였을 것 같다.
1년간 외국에 있으면서, 기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유럽은 사람이 많은 편인데도, 꽃을 키우고 가꿀만한 여유가 있고, 크로아티아만 해도 남한 인구의 1/10 밖에 안 돼서 그런지, 한국의 농촌에 비해서도 훨씬 공간적인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 집이라도 열심히 가꿔봐야지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