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기를 보게 될 사람
Memento Mori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얼마 전에 '나이들 용기'라는 책을 읽었다.
나이 든다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게 재밌어서 읽게 됐다.
나이 드는 것은 의지와 상관없이 육체가 쇠약해지는 것인데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내용이 주된 내용이다.
몸이 쇠해지는 것은 결국 죽음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통념적으로 죽음은 두 가지 이미지가 연상된다.
지하세계로 뚝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하늘로 승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본인의 죽음을 전자처럼 느끼고
가까운 이를 떠나보낼 때는 후자를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인생을 살았든 간에 보통 100년 이내에 한 인간은 사라진다.
모두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막상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 않으면서 산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은 무심히 흘러간다.
아마도 대재앙으로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22세기는 당연히 올 것이다.
100년 전의 한국은 일제강점기를 겪고 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100년이란 시간은 천지를 바꿔놓는다.
사촌 언니의 아이들, 친구의 아이 모두 202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그들은 노인이 되어서 22세기를 볼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므로 내게는 22세기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나는 운이 좋게 20세기와 21세기를 경험했지만 22세기는 무리일 것 같다.
지금의 아이들은 나와 30년 이상 차이가 나는데 그들이 노인이 될 때까지 내가 살아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다.
한 세기를 가지 못할 인간의 수명이지만, 인간이 남기는 위대한 기술과 예술은 영생을 산다.
우리는 그들이 남긴 업적의 수혜를 누리고 몇 세기가 지나도록 미술관에 걸고 무대에 올려 찬양하기를 반복한다.
80년 정도를 살 수 있다고 가정하면 내게는 절반인 40 남짓이
나라는 작디작은 존재는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무엇을 남기고 싶을까.
그리고 내가 집착하며 살고 있는 것들은 죽음 앞에서 얼마나 하찮아질 것들인가.
죽음을 생각하면 그 어떤 상황도 그보다 비극적이지 않다는 정재승 님(책'열두 발자국')의 말을 가끔 떠올린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힘주고 사는 것 같을 때 나는 내가 언젠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아모르파티(Amor Fati)로 가는 서른 번째 마음가짐
길어야 한 세기를 가지 못할 우리의 생,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기기 위해 애써야 할지 고민해 본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글쓴이 : 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