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스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요즘 유튜버 뒷 광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저는 이 현상을 보고 이제 유튜브라는 매체가 빠른 속도로 메이저로 올라오는 과정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황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요약해 봅니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서 많은 인기를 얻은 슈스스 한혜연이 뒷 광고를 한 것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몰래 하는 뒷 광고와 다르게 무려 내가 돈 주고 산 제품을 리뷰한다는 "내돈내산"이라는 코너에서 거액의 광고비를 받고 극찬을 한 것입니다. 단순히 몰래 뒷 광고를 했다면 논란이 많았겠지만, 논란의 여지없는 잘못인 만큼 큰 비난을 받고 사과를 했습니다.
이 사건을 키운 사람은 참 PD라는 저도 가끔 즐겨보는 안주를 리뷰하는 유튜버입니다. 백만이 넘는 유튜버로서 한혜연을 비난하며 실제로 유튜브에 뒷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방송 중단을 선언입니다. 그리고 라이브 방송을 켜고 백만 유튜버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뒷 광고를 폭로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제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 라이브 방송에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거론하기도 했으며, 해명을 하려고 채팅에 참여한 샌드박스 CEO이자 스타 유튜버인 도티한테 막말을 하면서 문제가 되었고, 이후 역시 강력한 비난을 받고 사과를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방송에서 거론된 일부 뒷 광고가 사실로 판명되면서 많은 유튜버들이 줄줄이 비난을 받고 사과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당연히 대부분 영향력이 많은 백만 유튜버들에게 광고가 들어왔을 것이기 때문에 수많은 스타 유튜버들에게 파장은 엄청나며 까만 배경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영상이 올라오는 것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현상을 보고 유튜브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았습니다. 이 사건을 시작한 사람은 유튜버로 시작한 사람이 아니고 스타일리스트와 방송인으로 시작한 한혜연에게 있었습니다. 이미 체계가 잡혀 있는 세계에서 유튜브로 건너오면서 어쩌면 협찬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광고주는 당연히 홍보 영상이 아니라는 것일수록 효과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거기에 부흥하여 수익을 극대화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미 백만 유튜버들은 그런 기성 방송에 준할 정도로 광고주가 계약을 할 정도로 성장을 하였고, 이러한 체계가 잡혔다는 것은 서서히 레드오션으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이 굳혀지게 되면 어느 순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되며, 관행이 되었을 것입니다. 모두가 공범이 되면 관행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관행이 자리 잡혀가는 과정에서 다행히 참 PD라는 관행을 따르지 않던 유튜버의 폭로로 체제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모든 유튜버들은 광고에 극히 조심을 할 것이며, 뒷 광고를 하기가 쉽지 않아 졌기 때문에 그의 공로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기도 합니다. 100% 그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일이지만 하필 메신저가 망가지게 돼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튀면 안 된다는 관행이 있으며, 내부고발자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의 개선이 어렵습니다. 참 PD처럼 실수를 하지 않아도 갖가지 음해로 정상 생활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아직까지 그런 복잡한 문제가 없는 유튜브에서 참 PD가 잘 처신해서 좋은 선례를 남겼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모든 비난의 화살이 유튜버에게만 돌아가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뒷 광고가 생기게 된 시작은 무엇보다도 그것을 원하는 광고주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튜버의 윤리 의식 문제를 탓할 수도 있지만, 큰돈의 유혹을 제시한 광고주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보기가 힘듭니다. 어리다고 봐주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많은 수의 유튜버들이 어리고 사회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너무 현실의 가혹함을 심하게 가르쳐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유튜브는 앞으로 강력한 방송 매체로 성장을 할 것 같습니다. 유튜브 시장이 커질수록 대기업이 생기고 협회가 생기고 체계가 잡히면서 서서히 레드오션 영역으로 완전히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역설적으로 유튜브의 매력은 점점 감소할 것입니다. 유튜브 방송의 화면이나 기획 퀄리티가 기존 방송보다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음에도 대박을 칠 수 있는 비결은 자유로운 방송 환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욕설을 하기도 하며 자유롭게 소통을 하며 한계가 없는 참신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강점이 유튜브 시장을 키웠는데, 점차 여러 가지를 조심하기 시작하고 제약사항이 생기면서 체계가 잡히게 되면 기존 방송과 크게 다를 바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뒷 광고를 규제하는 법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자꾸 사고가 반복되면 이를 조이는 법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고, 결국 현재 방송과 동일한 법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유튜브의 매력도 크게 떨어지게 되겠죠. 저는 이런 식의 폭로로 인해 물론 시청자도 유투버도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런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정 작용이 지속적으로 돼서 최소한의 통제로 자유롭게 선을 지키면서 운영되는 유튜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