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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Sep 10. 2021

400 정말 재미있는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제가 그거 한번 해보겠습니다

어린 시절에 저는 보이는 대로 영수증에 글자, 캔에 적혀 있는 글자 등을 읽어보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의 활자 중독 증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을 좋아했고, 그러다 보니 책도 좀 많이 읽는 편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이 알고 싶은 정보를 쉽게, 그것도 친절하고 쉽게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시절에 태어났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듣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볼만한 매체가 많지 않았던 것에 장점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을 주고 산 책이기에 훨씬 더 밀도 있게 읽고, 심심할 때는 다시 읽기도 했으니까요. 제 성격상 새로운 정보의 바다의 시대에 태어났다면 계속하여 얕고 넓은 지식을 얻는 데에 집중했을 것 같습니다. 한창 지식을 습득하기 좋은 어린 시절에 환경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당시 나이에 비해 조금 깊게 들어간 책을 읽어본 것은 제 삶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 나이로 깊은 지식일 뿐이었지만, 그때의 지식을 단초로 더 자유롭게 많은 분야를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런저런 책을 읽다 보니 "재미있는 물리여행", "재미있는 수학여행" 같은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별로 재미없어 보이는 표지의 책이었지만 내용은 흥미로웠습니다. 수학여행은 교과서 같은 곳에는 없는 무한의 개념, 차원의 개념 등을 서술하였고, 물리여행은 알쏭달쏭 신기한 물리 문제가 있었습니다. 소위 과학/수학 교양서를 어린 나이에 여러 권 읽었는데, 태반은 이해를 하지 못하였으나 공부로서의 과학/수학을 접하기에 앞서 호기심과 흥미로서 접한 경험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교양으로서의 공부에 거부감을 없애 주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일이 없이 일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 와중에 교양을 쌓고, 그렇게 쌓인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어 글을 쓰다 보니 삶에 활기가 훨씬 생깁니다. 어린 시절 저는 일기조차 쓰기 싫어했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재수해서 공부를 더 하기 싫어서였는데 아이러니하게 공부와 글쓰기에서 재미를 느끼다니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제가 어린 시절 읽은 가벼운 교양서적 같은 내용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깊은 지식이 아닌 교양으로서의 과학은 너무도 신비하고 재미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공부에 대한 기억으로 아예 배척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이걸 조금만 알면 상상력이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질 텐데 말입니다. 철학, 과학, 예술, 사회는 모두 연관되어 흐름이 형성되므로 시대를 읽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더욱이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지만 분명하지 못했는데 "나에게로의 초대" 시리즈를 쓰면서 좀 더 분명해지는 느낌이 들었었고, "일상으로의 초대"에서 평소에 드는 생각을 써보았더니 훨씬 정리가 잘 되었습니다. 그동안 틈틈이 생각하고 상상했던 과학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서 저도 좀 더 찾아보고 좀 더 분명한 지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체계를 잡는 것을 좋아해서 시리즈를 연재할 때도 전체 틀을 짜 놓곤 하는데, 이번에는 틀을 버리고 각 편마다 단편적인 토픽을 옴니버스 식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순서대로 하는 설명에 얽매이면 전문가가 설명하는 순서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재미없는 설명을 많이 해야 합니다. 양자 역학을 설명하려면 이중 슬릿 실험, 빛의 이중성 같은 순서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많은 책과 영상에 이미 자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재미를 느낀 부분만 전혀 개연성 없이 꺼내어 툭툭 던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 과학에는 창의력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알게 모르게 많은 콘텐츠들에서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쓰죠. 아주 조금의 지식만 더 알아도 여러분들의 창의력은 더 커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딱, 제가 쓴 글의 얕은 지식만 알아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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