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범한 직장인 Jul 31. 2020

114 수포자, 생길만합니다

수리영역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시절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수학과 물리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말이 되냐고 생각하겠지만, 가장 쉬운 과목은 물리였습니다. 물리는 원리만 알면 어떤 문제도 풀 수 있고, 암기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지금 다른 과목을 풀어보라고 하면 대부분 못 풀거나 틀리겠지만, 물리는 며칠만 적응할 시간을 주면 거의 모든 문제를 풀 자신이 있을 정도입니다. 물리만은 정말 따로 강의를 만들어 누구나 쉽게 정복할 수 있게 하고 싶지만, 만들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물리 이야기가 나오니 흥분했는데, 이번에 다룰 내용은 수학입니다. 수학을 잘했던 저로서도 수학은 정말 어려운 과목입니다. 저는 암기가 약하고, 이해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원리를 잘 이해해서 푸는 과목에 강한 편이었습니다. 수학도 그런 과목 중에 하나였는데, 수학은 단순히 이해만 해서 되는 과목이 아니라 많은 연습과 케이스 스터디까지 병행해야 하는 과목이라서 까다롭습니다. 수포자가 많이 발생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수학이라는 비중 높은 과목을 단순히 전부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완벽하게 하면 좋겠지만 사실 어느 정도 재능이 있는 사람이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성과가 나오는 과목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일단 수학이 왜 어려운지를 알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학이 어려운 이유 첫 번째는 앞 단원과 뒷 단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인수분해를 잘하지 못하고 다음 단원을 잘하기가 어렵습니다. 뒷 단원의 풀이 중에 인수분해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삼각함수를 다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뒷 단원에 삼각함수를 보면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하기 싫은 과목인데 앞 단원부터 차근차근 정복해야 하는 아주 더러운 과목입니다.


수학이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단순히 이해만으로 끝나지 않는 과목이라는 점입니다. 삼각함수를 다 이해했어도 문제를 풀면 또 다릅니다. 문제를 틀려서 답을 보고 다 이해를 했어도, 다시 풀어보라면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인수분해는 이해가 쉽지만, 암기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수많은 암기와 연습을 하지 않고 이해만 했다고 수학이 끝나지 않습니다.


수학이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양도 더럽게 많습니다. 다른 과목과 비교해봐도 단원도 많고, 내용도 많습니다. 도대체 미분적분이 내 삶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아마 미분적분이 어려워서라기 보다 끊임없이 많은 내용이 나오는 것에 대한 분노가 클 것입니다. 어려운 이유가 비단 세가지만은 아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려 보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수학은 앞의 이유로 재능과 노력이 없으면 잘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 수는 있습니다. 우선 각 단원을 이해하고 대표 문제 몇 문제만 풀어봅니다. 다른 단원과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문제 위주로 풀고, 다른 단원과 연결이 되어있는 문제는 지나가거나, 풀 수 있으면 풀되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그 단원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절대 눈으로 풀지 말고 실제로 쓰면서 풀어봐야 하며, 잘 모르겠으면 답을 보고 이해하고 다시 풀어봅니다. 다음날 똑같은 문제를 풀어보고 풀 수 없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기본 개념을 위한 문제는 이처럼 반복하여 완전하게 풀 수 있어야 합니다. 양이 꽤 많으므로 이 과정이 지루하고 길게 느껴질 것이지만, 이 과정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 과정은 단지 문제를 처음 보고 풀 수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각 단원에 다오는 문제 유형을 케이스별로 풀 수 있게 익히는 것에 포인트가 있습니다. 문제는 교과서 문제로 풀어도 되고, 참고서 중 개념 설명이 되어있는 기본서에서도 연습문제가 아닌 이론 설명을 하며 나온 문제만 풀어도 좋습니다. 그 단원에 나오는 문제의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의 단계를 잘 버텨서 할 수 있다면 70% 정도는 된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기본기를 닦는 기간은 아무런 성과도 없고 괴롭지만, 이 단계를 지나쳐서 응용문제만을 푸는 것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본기를 닦았다면 이제 응용으로 들어가 수능처럼 생긴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기본기를 잘 닦았다면 의외로 생긴 응용력에 놀랄 것입니다. 풀지 못한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기본기를 잊어버려서 못 푼 문제라면 다시 기본기로 돌아가서 복습을 합니다. 응용을 제대로 못해서 못 푼 문제라면, 이런 유형이 있음을 알고 응용을 해서 한번 다시 답을 보지 않고 풀어봅니다. 항상 포인트는 답과 과정을 알더라도 다시 꼭 풀어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노하우를 알더라도 수학은 시간을 많이 투입해야만 잘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고교 과정에서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 과목을 포기하면 어느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성적이 하위권인 학생들은 과감히 수학을 포기하고 다른 과목에 집중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수리 영역 앞부분의 쉬운 문제 정도는 맞출 수 있게 효율을 높여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공부량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리 영역을 안 한다고, 다른 과목도 느슨하게 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수리 영역을 포기한다는 말은 다른 과목에 시간을 많이 확보하여 성적 향상에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지, 그냥 공부를 덜 해도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상위권 학생들은 수학에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직접 풀어 보아야 합니다. 각 단원마다 문제 유형을 묶어보면 10개가 안될 것입니다. 그 유형들을 익숙해지도록 계속 풀어보다 보면, 재능에 따라 시점이 다르지만 어느 이상이 쌓이면 응용력이 확 올라가는 시점이 생기게 되니 조금 참고 꾸준히 학습하여 정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전 14화 113 케이스 스터디가 필요한 부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