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범한 직장인 Aug 28. 2020

116 실수는 실수가 아닙니다

과학 탐구 영역

많은 학생들이 수능 메인 과목인 국영수를 하느라고 바쁜데 탐구 영역까지 공부를 해야 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탐구 영역은 한 과목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과목이 묶여있어 더 힘듭니다. 여러 과목을 하나하나 열심히 하면 좋지만, 사실 시간도 많지 않고, 효율도 좋지 않습니다.




탐구 영역별로 조금씩 성격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탐구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탐구 영역에서 틀리면 보통 자신의 공부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국어나 수학처럼 생각해서 푸는 것이 아니고, 공부를 하면 맞추고, 안 한 부분은 틀린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빨리 풀어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탐구 영역이야말로, 공부를 안 한 부분조차 요령과 생각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은 영역입니다. 오히려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고 쉽게 풀었다가 틀리고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닙니다.




문제 하나를 살펴봅시다.

지식이 전혀 없어도 문제를 잘 읽고, 생각을 하고, 함정이 없나 주의하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ㄱ을 보면 총량에 대한 총이용량의 비율은 쉽게 계산이 가능합니다. A는 300/1270, B는 330/1280입니다. B는 A보다 분모가 10이 큰 것에 비해 분자는 30이 커졌으니 더 큰 것이 확실합니다. 때문에 ㄱ은 맞습니다.


그럼 정답은 1, 4, 5로 축약됩니다. 보통 이런 유형의 문제는 하나의 쉬운 보기를 풀고 나면 3개의 보기가 남도록 설계를 많이 합니다. 즉, 보기만 봐도 1, 4, 5에 ㄱ이 들어 있으므로 ㄱ은 옳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100%는 아니지만 문제를 열심히 보다 보면 이런 것까지 알게 되며, 애매한 문제가 나왔을 때 조금이라도 더 정답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ㄴ에 (나)에서 총이용량은 37+123+177=337, 계산기에 익숙하여 계산하는데 한참 걸렸지만 못할 계산은 아닙니다. 총이용량은 유실량보다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답은 1번 아니면 5번입니다. 결국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ㄷ 보기를 이해하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눈치로도 맞출 수 있고, 결국 ㄷ이 옳으냐 옳지 않냐를 물어보는 것이 이 문제의 포인트입니다.


일단 키가 되는 보기답게 손실량이 나오지 않습니다. 문제에 굳이 (나)는 A, B, C 중에 한 해의 수자원 현황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문제를 읽을 때는 그닥 중요해 보이지 않지만 ㄷ을 풀기 위해서는 중요합니다. 즉, 총이용량이 337이므로 어느 해의 수자원 현황은 C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해 수자원 총량은 1,240이므로, 거기서 이용량 및 유실량을 빼면 손실량이 나올 것 같습니다. 1,240-337-386은 대충 1,240의 절반은 안될 것 같습니다. 때문에 ㄷ은 틀리고 답은 ㄱ이 됩니다.


지식 없이 풀 수 있어 보이는 문제를 아무거나 골랐는데 다소 쉬운 문제 같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고 고민하는 방식입니다. 항상 문제에서 어떤 것을 시험하려 냈는지를 생각하고, 함정에 빠지 않도록 노력하며, 문제에서 건질 수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얻어내야 실력이 향상됩니다.




한 문제 더 풀어 보겠습니다. 사실 좀 이론적 지식이 많이 필요한 생물에서 문제를 뽑아 보았는데, 3점짜리 문제가 보여서 일단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3점짜리 답게 문제가 깁니다. 유전에 대한 거니 대충 유전이 비율로 된다는 지식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를 읽어보니 A, B, D, E 유전자가 쌍을 이루는 가짓수만큼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다)는 갈색, 녹색, 자주색이라고 하고 순서는 모른다고 하네요. 보기를 보니 ㄱ을 옳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ㄴ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색인 개체, BD를 말하는 거 같네요. 그리고 모르는 녹색의 개체를 교배하니 자주색 400이 나왔다고 합니다. 황색은 BB나 BE네요. 

BD+??(녹색) -->??(자주색), BB or BE


(가)를 녹색이라고 하면 AA, AB, AD, AE입니다. BB나 BE 조합이 가능하네요. (나)를 녹색이라고 하면 DD, DE입니다. BD+DE-->BD, BE, DD, DE가 가능하네요. 이러면 BD는 회색, BE는 황색, DD, DE는 녹색이니 (나)는 녹색이 아닐 것입니다. (다)가 녹색이면 BD+EE-->BE, DE가 되고, BE가 황색, DE가 녹색은 아니므로, 갈색, 자주색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다)가 녹색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BB는 없으므로 일단 ㄴ은 틀린 것으로 봅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므로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가)를 녹색으로 보는 경우를 따져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ㄱ은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까지 포함하면 ㄴ이 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가) 갈색, (나) 자주색, (다) 녹색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ㄷ은 BB or BE +AA, AB, AD or AE --> AA, AB, AD or AE : DD or DE : BD = 2:1:1

뭐가 복잡한데 일단 BD가 1/4 임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교배를 시도한 갈색에는 D가 있어야 하므로 AD가 교배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BB or BE + AD --> AA, AB, AD or AE : DD or DE : BD =2:1:1

BD가 1/4이므로 BB와 교배를 하면 확률이 달라집니다. 때문에 BE가 맞는 것을 알 수 있네요.

BE + AD --> AA, AB, AD or AE : DD or DE : BD = 2:1:1

BE + AD에서 AB, BD, AE, DE가 나오므로, AB or AE, DE, BD가 2:1:1로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AB or AE와 DE를 교배하면 AD, AE, BD, BE, AD, AE, DE, EE가 나올 것입니다. 여기서 BB, BE에 해당되는 것은 1개이므로 1/8의 확률임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ㄷ은 틀리고 답은 1번이 됩니다.


풀이가 상당히 난잡합니다. 사실 참고서 해답을 보면 훨씬 깔끔하게 잘 풀어져 있을 것이고, 이해도 쉬울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르는 상태에서 생각의 흐름을 표현한 것입니다. 늘 문제의 감조차 잡지 못하고 해답을 보니 이해가 되는 상황만 반복해서는 실력이 늘지를 못합니다. 꼭 이런 식으로 풀 필요는 없지만, 모르는 문제도 고민하고 나름 논리를 세우고 풀고, 그리고 답을 보고 다시 정리를 해야 완전한 실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해설을 보면 이해가 되는데 막상 비슷한 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생각의 과정 없이 완벽한 풀이만을 보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앞에서 계속 생각을 강조한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식이 좀 많이 필요한 과학 탐구 영역을 눈치로 풀자니 조금 힘들었습니다. 다음번에는 눈치가 좀 더 잘 먹히는 사회 탐구 영역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16화 115 지금도 정말 싫어하는 과목입니다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