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이제 행복하니?
치과의사 친구가 있다.
동업으로 개원을 한다고 했다.
개업식도 가서 축하했다.
1년 뒤 친구는 나를 찾아왔다.
도저히 못하겠다더라.
친구는 더 이상 동업을 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를 나열하였다.
독단적인 의사 결정
지인 채용
불분명한 회계 관리
등등등
나는 이러저러한 증거를 수집하라고 알려주었고,
친구는 증거 수집을 완료한 뒤 치과를 나왔다.
친구와 동업자는 동업계약서도 작성하였고, 공증도 했었다.
(개업할 때 상가 임대인이 까탈스러워 내가 임대차계약서도 검토해줬는데, 왜 이건 말을 안했니..)
동업계약서는 나름 구색은 갖췄었는데 일부 내용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1. 의사결정방식 - 2인 협의
2. 출자 및 손실 부담 비율 - 50 : 50
3. 이익분배 비율 - 50 : 50
4. 겸업금지
5. 병원 폐업 또는 양도로 청산할 경우 최종적으로 남은 금액은 출자 비율에 따라 배분
이후 나는 친구가 동업자로 인하여 더 이상 동업을 할 수 없으니
친구의 지분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동업자도 변호사를 선임하여 사실관계를 다투었으나,
재판부는 친구에게 유리한 심증을 내비추었고, 결국 협의로 원만하게 사건이 종결되었다.
친구는 투자한 돈을 그대로 회수하지는 못했으나,
끝까지 소송을 했을 경우 더 큰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결과에 만족했다.
지금 친구는 혼자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힘들다며 투덜거리지만 그만 두겠다는 말은 없다.
친구야, 이제 행복하지?
※ 다음 글에서 친구와 동업자가 작성한 동업계약서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