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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Mar 29. 2021

자아에도 백신이 필요하다.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이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행동을 관찰하다 보면,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내가 만났던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자아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러한 전략은 의도를 갖고 취하기보다는 이미 습관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들은 상황이나 타인이 자신의 자아를 위협하려고 할 때 그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는다. 안정적으로 흡수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안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를 위협적인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시킨다. 자신의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의 존재감을 축소시키거나 또는 비현실적으로 과장하면서 자신 안에 갇히고 만다. 그러다 보니 일희일비할 때가 많고, 작은 상황적 변화에도 쉽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타인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존재가 심하게 흔들리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타인의 무례한 말을 걸러낼 필터가 없다.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도 타인의 부정적인 메시지나 실패 상황에 위협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신이 평소에 그리던 이미지를 더 신뢰한다. 부정적 메시지가 신념 체계를 거치며, 오류 메시지를 감지하고, 그 데이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저 사람은 나를 오해하고 있어’, ‘내 일부분의 모습만 보고 나를 판단할 수는 없어’, ‘내 가치는 타인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아’라는 생각을 갖고, 평소 자신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에 집중한다.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특징은 자아를 그리는 일에 있다. 본능적으로 자아를 그린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타인과 다른 나의 특징은 무엇인지를 찾는다. 사회 속에서 내 위치를 이해하려 하고,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며, 무어라 말하는지 궁금해한다. 자아를 확인하려는 본능은 자아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확대된다. 


자아를 확인하고 지키려는 욕구는 자아를 따라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욕구로 확대된다. 사람은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행동을 한다. 자신을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생산적인 일상을 보내려고 노력하다. 비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이지 못한 행동을 싫어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항상 애쓴다. 내가 그리고 믿는 나와 일치시키려는 '자아 일치성의 욕구'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본능이다. 


하지만 일상 중 자아는 늘 위협을 받는다. 상황으로부터, 사람에게서 위협받는다. 내가 지키고 보호하고 싶은 모습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변형되고 왜곡된다. 위협받는 자아는 축소된다. 위협에 장시간 노출된 자아는 확장될 힘을 잃게 되며, 우리는 그렇게 축소된 자아를 '진짜 내 모습'으로 인식한다.


심리학은 위협 속에 놓인 자아를 보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자기 확인(Self-Affirmation)'이다. 자기 확인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거나,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 자아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자기 확인을 통해 자아는 보호될 기회를 얻는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켜낼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 자아에 백신을 놓는 일과 같다. 


자기 확인은 자신의 핵심가치를 이해함으로 자아를 보호한다. '내 삶의 중요한 가치는 타인을 돕고 지지하는 일이야', '나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 해', '내게 가장 핵심 되는 가치는 가족이야' 이렇게 자신의 핵심 가치, 삶의 중요한 닻을 어디에 내리려 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지켜내는 작업이다. 자기 확인에 대한 연구 결과, 핵심 가치를 이해하는 일은 외부의 위협이나, 압박, 스트레스에서 자신을 지켜내고, 자존감과 수행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확인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모습이기를 원하는지를 스스로에게 설명함으로 진행된다. 이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나는 ~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


"나는 한번 결심한 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나는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한다."

"나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한다."


집중해서 문장과 일치되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며 외쳐보자. 무의식 깊이 스며들도록, 자아 인식의 조각 하나하나를 완성하듯이 말해 보자. 다만 외침을 듣는 나의 반응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나는 실제로 그 외침을 믿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가치 없게 여겨지고, 쓸모없이 느껴진다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평소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떠올리는지 자기 대화를 점검해 봐야 한다. 







나의 자아는 차가운 현실 속에서 늘 위협받는다. 우리는 위협 받는 자아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재 내가 인식하고 느끼는 나가 '진짜 내 모습'이 아닐 수 있다. 세상 속에 위협받고, 눌려서 작아질대로 작아진 자아의 모습일 수 있다. 오늘의 내가 유난히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내 자아를 돌아볼 시간이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아에 백신을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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