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유담 Nov 08. 2018

청펀펀, <청설>

일곱번째 영화

일시 : 2018년 11월 1일 목요일 20시 00분

장소 : 용산 CGV


아날로그 감성이 좋고, 2000년대가 좋다면. 뭔가 부족해도 커플이서 보기엔 좋다. 평점 6점.

 <청설>, 이라고 하여 청이라는 글자가 "靑" 것으로 예상했으나 뜻밖의 "聴"이였다. 중국어를 전혀 못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다, 듣다'는 이상하여 청각장애인이 등장하는가 했는데 그것은 맞았다.

  일본에서 생긴 대만 동생 정용이 덕에 제법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지만, 타이완이 대만이라는 것을 고등학교 때 알았던 바보로서 지금도 중국/홍콩/대만 영화와 문화의 구별이 안간다. 나만 그런 게 아니길 바랄뿐. 

 포스터만 봐도 혼란스럽다. 똑같은 진 씨성의 두 주연배우는 한 명은 한국식으로 "진의함(천이한)" 이라고 읽고, 또 한 명은 "천옌시(진연희)'라고 읽는다. 한국식이나 중국식이냐 정하는 것은 어감의 차이라 생각했는데, 둘 다 어색하거나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왜 굳이 다르게 읽는지 번체자, 간체자 만큼이나 어렵다.

 남자 주인공인 '티엔커'역의 "펑위옌"이  너무 잘생겨서 신기했다. 여러 배우의 얼굴이 한꺼번에 들어가있어서. 특히나 슈퍼쥬니어의 최시원 + 규현 + 동해 얼굴에 하석진 느낌까지 있어 본토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 감이 왔다.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졌던 진의함은 서우 + 전혜진 + 손담비의 느낌이 나서 또 신기. 천옌시는 분명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실제 작품은 처음이었고, 너무 동안이라 왜 동생이 아니라 언니로 설정했는가가 가장 의문. 언니가 동생을 위해 희생하는 게 내 정서에는 더 자연스러운 것인가.

 흐릿한 화면과 블랙베리폰에 msn 메신져만 봐도 옛 영화인지 바로 알 수 있는 재개봉작. 재개봉이 잦아지는 듯한데, 4DX나 아이맥스 같은 기술적인 이유가 아닌 당시 개봉 때도 그리 흥행하지 않은 영화를 다시 개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별도의 지원이 나오는 것일까. 한 달에도 수십개의 영화가 소리소문없이 개봉한 줄도 모르고 사라지는 때에 다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오지랖인가.

 그냥 끝까지 흐뭇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기승전결의 위기 상황에도 이미 뻔한 스토리라 감정의 기복이 없고, 시트콤을 보는 듯한 조금 과한 설정에도 중화권 특유의 정서가 있어 좋기만 하다. 티엔커가 양양에게 빠져드는 부분에 좀 더 힘을 주었다면 전체적으로 더 보기 좋았을법한데, 모든 출연진이 다 착해서 잔잔할 수 밖에 없었다.

 반전이라고 해야할 양양이 실제로는 말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은 눈치 빠른 사람이면 이미 초반에 알아챘을 것이고, 그렇기에 조금 억지스럽고 감동도 약하다. 아픔이 없는 멜로니까 당연한 것일지도.  

 극장보다 지금은 구하기도 어렵지만 이 영화는 집에 이불 깔고 누워서 비디오로 봐야 제 맛일 듯하다. 시간 맞춰 가야하는 알바가 행위예술만 아니라면...

 가족이 경영하는 도시락 집에 오리구이 특제 도시락이 너무 먹고 싶었다. 중국 출장 때 팔았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추상미, <폴란드로 간 아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