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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Nov 26. 2018

라세 할스트룀, <베일리 어게인>

여덟번째 영화

일시 :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장소 : 건대입구 롯데시네마


20년 전 가족영화 느낌이 강하지만,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행복해지는 영화. 평점 6점.

 지각이다. 규정상 무비패스가 박탈되도 할 말이 없지만, 늦게라도 글을 남긴다. 중국 출장 중에 작성하려고 했는데 인터넷 속도는 물론 구글이 잘 접속이 안되 이제야 글을 올리게 된다. 이미 극장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도 없게 되었으니 아쉽다.

 원제는 A dog's Purpose인데 '베일리 어게인'이 더 나아보인다. 원작인 책이 궁금해지게 되는데 저번에 영화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펭귄 하이웨이와 시간 날 때 같이 읽어보려 한다. 책을 좋아한다지만 어느 순간 문학은 배제하고 편협해져서, 대체로 외국 소설은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는 듯하다.   

 옴니버스 방식이지만 주인공 개인 '베일리'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르면서도 하나의 이야기다. 성우가 등장하여 전개해주는 방식이 너무 요즘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전체적으로 유치한 분위기가 깔리는데, 영화 타겟이 가족 단위의 관객이라면 오히려 더 매력적일지도. 국내에서라면 우리말 더빙을 했으면 아이들이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베일리가 환생하면서 여러 주인을 거쳐 다시 제일 처음의 주인을 찾으며, 결국 개는 인간에 충성을 다하는 동물이므로 사랑해야한다는 캠페인 같은 뻔한 스토리지만, 올해 아카데미 주연상은 이 개들한테 줘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개들의 연기가 뛰어나 넉 놓고 보게 된다. 이런 영화를 혼자 보다니... 개들도 대단하지만, 이를 훈련시킨 이들과 거기에 맞춰 카메라 앵글을 잡고 연출을 한 감독 및 스텝들은 개랑 대화를 하는 초능력자가 의심이 들 정도. 존경스럽다.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수미상관으로 기가 막히게 앞뒤가 연결하여 감동을 잘 살렸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가벼운 분위기라 아쉬움. 옛날 비디오 빌리는 가게가 있었다면, 2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다음 학년 올라가기 전에 학교에서 무조건 틀어줬을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나홀로 집에> 보다는 매우 약하지만. 영화 줄거리나 내용을 전혀 언급할 필요가 없는, 생각을 비우고 그대로 봐야하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사람이 60세까지 늙어갈 동안 개는 다섯 번 죽는다는 것이 와닿았다. 대구에 있는 동생 강산이와 먼저 간 강희, 그리고 그 이전에 만났던 수 십마리의 견연(?)들. 사라지기 때문에 소중한 것. 내가 더 오래살 것이니 있을 때 동물들에게 잘하자. 맹목적으로 충성을 다하는 개들에게는 더.

 감독이 스웨덴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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