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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Nov 26. 2018

사울 딥, <저니스 엔드>

아홉번째 영화

일시 :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8시

장소 : 용산아이파크몰 CGV


전쟁. 어떤 국가든 배경이든 모두 무겁고 침울하고 답답하고 괴로운 것. 그럼에도 만들어지는 것. 평점 6점.


 중국 출장으로 "영주" 시사회를 갈 수 없었다. 귀국 후 시차적응이 안된 상태(중국과는 1시간 차이)로 다음 날 영화인지도 모른 채. 이날 영화 관련 사진도 찍지 않을 정도로 요즘 정신이 없다. 제목은 'Journey's End(여행의 끝)'인데, 진짜 여행 영화로 알았다가 포스터를 자세히보니 전쟁영화였다. 포스터상에서는 아는 배우가 하나도 없는 저비용의 독립영화로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분명 어디선가 본 배우들이어서 찾아봤더니... 출연진중 4명이나 이미 본 영화에서 나온 배우들!

 실질적 주인공인 스탠호프 대위 역의 '샘 클래플린'은 헝거게임 피닉 역으로 나왔고, 포스터에는 주인공이지만 조연보다 더 존재감이 부실했던 '에이사 버터필드'는 <휴고>였다. 머리가 길었으면 여성으로 오해할 정도로 이쁘게 자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제일 멋지게 나온 부중대장 오스본 중위 역의 '폴 베타니'는 바로바로 너무나 유명한 어벤져스의 '비젼'이었다니! 왜 전혀 몰랐을까. 조리사 메이슨 역의 '토비 존스'도 쥬라기 공원 폴른 킹덤에서 나온 분. 허허.

 삼촌이 사령관? 사단장? 급인데 인사하고 최전방 전장으로 자원해서 보내달라고 하는 것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강조하는 영화인가 했는데, 어린 시절 함께한 누나의 애인이 보고싶어 간 것이었고 그곳에서 허무하게 죽게 되는 정말 허무한 이야기(?) 라고 하면 너무 가볍다. 이미 여러 전투를 경험해 알코올 중독에 반 미친 상태인 중대장 스탠호프의 뛰어난 연기. 실제 전장과는 다르게 명분과 본인들 체면만 생각하여 병사를 사지로 모는 어리석인 상부층. 글 쓰기 전에 <남한산성>을 봤는데, 죽는 사람은 따로 있고, 살아남은 놈들이 공은 다 쓸어가는 것은 동서고금을 뛰어넘어 만고불변의 진리인 듯 싶다.

 전쟁은 소수가 일으키고 수백만이 희생 당한다. 누구를 위한 게임인지. 늘 하는 생각이지만, 전쟁이 나면 나는 과거의 위인들처럼 당당하게 저항할 수 있을까. 가족과 가까운 이가 볼모로 잡히더라도, 아니 그냥 나 하나 고문당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두려운데. 모든 전쟁영화는 실제보다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가 누군지도 분간못하고 총이 쥐어지면 눈도 안뜨고 방향도 모른채로 막 쏠 것 같은데. 그 때까지 살아있을 수는 있을까. 

 부끄럽다.

 전쟁의 참상을 담담하게 알려주는 것. 가장 조용하면서 잔인하지 않은데, 언제 무엇이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했던 영화. 왜 전쟁 영화가 사랑받을까. 인간의 본능에 다툼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인지. 그렇다면 절대 평화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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