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화"

고결한 마음

by 룡하

매화는 오산시의 시화(市花)이자 자유중국 대만의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매화(梅花)는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라고 하여 선비의 곧은 절개를 상징한다.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점 때문이다.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낸다하여 동백과 쌍벽을 이루는 겨울 꽃으로 불린다. 온갖 꽃이 미처 피기도 전에 피어나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 준다. 매화는 창연한 고전미가 있고 말할 수 없이 청아한 인상을 주는 꽃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정원에 관상수로 심는다. 엄동설한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봄마다 향기 높은 꽃을 피우는 특성 때문에 ‘불굴의 절조’ ‘속세를 초월한’ 등의 찬사가 붙는다. 그래서 ‘세한(歲寒)의 맹서’, 군자(君子), 청우(淸友), 청객(淸客) 등으로도 호칭된다. 겨울철 섣달에 피는 매화를 기우(奇友), 봄에 피는 매화를 고우(古友)라 했다는 전설도 있다.


한겨울 눈 속에서 피는 매화를 설중매(雪中梅)라고 하는데,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도 매화를 무척 아끼면서 소재로 삼아 많은 시조를 남겼고, 매화 분재를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매군(梅君), 매형(梅兄), 매선(梅仙)이라고 불렀던 퇴계는 임종이 가까워지자 “저 매형에게 물을 주어라” 당부했는데 이 말이 유언이 되었다고 전한다.


매화가 꽃피는 개화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소 달라서 남부지방은 1~3월, 서울 포함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은 3~4월이다. 붉은 매화를 ‘홍매’, 흰 매화를 ‘백매’라고 하는데, 연한 분홍빛이 아름다운 백매는 종종 벚꽃과 혼동되기도 한다. 벚꽃과 가장 큰 차이는 향기의 유무이다. 벚꽃에는 향기가 거의 없지만 매화는 향기가 특별하다. 봄철 매화 밭은 아주 향기롭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결백’, ‘기품’, ‘인내’ 등 여러 가지이다. 옛날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한 인재는 머리에 매화 꽃대를 꽂은 모자를 쓰고, 조정의 모든 벼슬아치와 백성들 앞에 나섰다. 매화를 거두어 매화차(梅花茶)로 먹기도 한다. 기침과 갈증 해소에 좋다고 한다.


출처 : 이서인, "매화 향기, 한겨울 ‘설중매’ 뜨거운 연정", 오산일보, 2024.01.15, https://osanilbo.com/31095


대만의 정식 국호는 중화민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보다는 대만 또는 타이완이라는 용어에 익숙하다. 중화민국의 건국자는 쑨원으로 평가된다. 쑨원의 호는 중산이다. 그래서인지 타이베이에는 중산당, 중산초등학교와 같이 중산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시설물이 많다.

특히 타이베이 101건물 근처에는 쑨원을 기리는 국부기념당이 있다. 쑨원은 지난 1911년 신해혁명을 이끌면서 중국 역사상 최초로 공화국을 건설했다. 대만에서는 이를 기념해서 1911년 민국 1년으로 표기한다. 그러므로 2024년을 민국 113년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특히 쑨원의 삼민주의는 중화민국의 건국의 이념이 된다. 삼민주의는 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의 3원칙으로 구성된다.

중화민국은 지난 1947년 1월 1일 헌법을 공포했다. 특히 중화민국 헌법의 전문에는 "쑨원의 중화민국 건립 유훈에 따라 국권을 공고히 하고 민권을 보장하며 사회 안녕을 다지고 인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하여 이 헌법을 제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대만 헌법 제1조는 중화민국은 삼민주의에 입각하여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공화국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국권, 민권, 민생을 뜻하는 삼민주의는 오늘날 대만의 헌법 이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타이베이 시내에서 도로 이름이 민권로, 민생로처럼 삼민주의의 이념으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출처 : 여경수, "여행가기 전 대만 헌법 읽어보기, 흥미롭습니다", 오마이뉴스, 2024.08.21,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55902



매화는 수천 년 동안

‘인내’와 ‘고결함’을 상징해왔다.


이 꽃은 겨울의 깊은 어둠 속에서 피어나며,
봄이 오기 훨씬 전에
미래의 계절을 예감하듯 향기를 퍼뜨린다.


대만 헌정 질서는
인간의 존엄, 생존권,
그리고 공동체의 안전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이 존엄은
풍요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시민의 태도에서 나온다.

매화는
이 태도의 식물적 구현이다.


매화는
희망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버티는 법을 가르친다.


매화는

가장 먼저 피지만

가장 오래 남는다.


눈 속에서 피고,

바람 속에서 먼저 연다.


봄의 환호 속에서는
누구나 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추위 속에서 피는 꽃만이
자기 존재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대만 헌법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은
완결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조건에 가깝다.


매화는
봄에 피지 않는다.


그러나 매화는

가장 말없는 순간에

가장 단단하게 핀다.


대만의 매화는
아름다움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자신이 지닌 힘은

화려함이 아니라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도 꺾이지 않는 고요한 생명력”이라는 것을.


존엄은
승리의 결과가 아니라
끝까지 남아 있는 태도다.


인내는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다.


다시 피어나는 힘을

준비하는 것이다.


마치
가장 깊은 겨울이 지나면
새로운 봄이 반드시 오듯이.


모든 대만인, 그리고 세계시민들의

매화는 오늘도 겨울에 핀다.


박수를 받지 않아도,

증명하지 않아도,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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