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란"

부귀

by 룡하

모란은 중국 당나라 때 현종과 양귀비의 침향정 로맨스에서부터 유명해져 중국을 대표하는 꽃이 됐다. 침향정에 활짝 핀 모란을 감상한 현종은 “모란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어찌 내 해어화(解語花-말을 할 줄 아는 꽃을 의미하는 것으로 양귀비를 말함)만 하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인들이 모란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당나라 측천무후와의 전설이다.


측천무후는 모든 꽃들에게 꽃을 피우기를 명했지만 오직 모란만이 명령을 거역하고 꽃을 피우지 않아 낙양(洛陽)으로 좌천된다. 이 때문에 낙양 모란은 ‘천하제일’이라는 영예를 얻게 되고 모란은 어떠한 위협과 권세도 두려워하지 않고 절개를 굽히지 않는 품성을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출처 : "이태백 등 중국 고대 유명 시인들을 만나다", 무등일보, 2015.03.13, https://m.mdilbo.com/detail/k4yzjp/451722


모란[학명: Paeonia suffruticosa ANDR.]은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 잎을 가진 키가 작은나무’다. 목단(牧丹), 목작약(木芍藥), 화왕(花王), 백화왕(百花王), 부귀화(富貴花), 부귀초(富貴草), 천향국색(天香國色), 낙양화(洛陽花), 상객(賞客), 귀객(貴客), 화신(花神), 화사(花師), 화사부(花師傅) 등 많은 다른 이름이 있다. 모란의 다른 이름인 목작약은 작약과 비슷한 나무란 뜻이다. 모란과 작약은 다 같이 그 꽃 모양이 크고 화려하며 잎 모양이 단정하여 모든 꽃 가운데 뛰어나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래서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이란 말도 생겨났다. 중국 사람은 이 두 가지 꽃을 다 같이 사랑하여 나무에 속하는 모란과 풀에 속하는 작약을 접목과 교배 등을 해서 친족 관계에서 혈족 관계로까지 발전시켰다. 그리하여 모란을 목작약이라 하고 작약을 초목단(草牧丹)이라고 하기까지에 이른 것이다. 한방에서는 목단피(牧丹皮), 단피(丹皮), 목단화(牧丹花)란 한약재로 이용하고 관상용, 식용으로도 사랑을 받는 유용한 식물이다. 꽃말은 부귀, 영화, 왕자의 품격, 행복한 결혼이다.


모란을 소재로 한 모란도(牧丹圖)는 옛사람들이 즐겨 그린 그림 가운데 하나였는데, 모란만을 홀로 그린 것도 있지만 괴석과 같이 그려서 석모란(石牡丹)을 만들거나 소나무ㆍ난ㆍ대나무 등과 조화시켜 그리기도 했다. 괴석(塊石)과 함께 그려진 모란은 부귀장수(富貴長壽), 새 한 쌍과 함께 그려진 모란은 부부화합(夫婦和合)과 가내부귀(家內富貴), 꽃병에 꽂힌 모란은 부귀평안(富貴平安)을 기원한다.

그림 말고도 복식이나 자수공예품 등에 즐겨 사용되었는데 특히 신부의 예복이나 왕비, 공주의 옷, 병풍 등에 자주 보인다. 이때의 모란은 부귀영화(富貴榮華)와 함께 천하제일(天下第一)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또한, 모란을 여러 그루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부귀영화를 누리며 화목하게 지내는 가정을 의미한다.

모란(牧丹)은 꽃이 화려하고 탐스러운 것은 물론 위엄과 품위를 갖춰서 부귀화(富貴花), 화중왕(花中王)이라고도 불린다. 송나라 청학자 주돈이는 ‘애련설(愛蓮說)’에서 ‘모란은 꽃 중에서 부귀한 것이다(牡丹花之富貴者)’라 하였다.


출처 : 이영일, "꽃 중의 왕ㆍ부귀영화의 상징, 모란", 우리문화신문, 2020.05.01, https://www.koya-culture.com/mobile/article.html?no=124035


한편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은 노동 계급이 지도하고 노농동맹을 기초로 하는 인민민주독재 사회주의 국가이다. 사회주의 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제도이다. 중국공산당의 영도는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어떠한 조직이나 개인이 사회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것을 금지한다'이다.


출처 : 박수연, "세계 각국 ‘헌법 1조’엔 그 나라의 역사가 녹아있다", 법률신문, 2023.07.17, https://www.lawtimes.co.kr/news/189309



모란은 중국에서

‘꽃의 왕’이라 불린다.


화려함 때문만이 아니라,

혼자 피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헌법이 말하는 존엄은
개인의 고립된 권리라기보다
질서 속에서 보장되는 삶의 안정에 가깝다.


사람은 혼자서 완결되지 않으며,
관계와 구조 안에서
비로소 인간답게 산다는 인식.


중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대한 나라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무게”를 이해하는 일이다.


땅의 무게, 역사 4000년의 무게,

황허와 양쯔가 조각한 문명의 무게.


이 무게는 사람들을 짓누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무엇을 지키고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하는 힘이다.


그 무게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 있다.

부귀의 상징 모란.


중국에서 모란은

‘부귀(富貴)’의 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의미는

단순한 부유함이 아니다.


쉽게 꺾이지 않고,
작지 않고,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대륙의 꽃이다.


중국의 존엄은
긴 시간의 압력 속에서
형태를 바꾸며 살아남아 왔다.


왕조가 바뀌고,

제도가 변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꽃을 키우고,
집을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한다.


강함은 소리를 내지 않고,

조화는 마음을 흔들지 않는다.


혼란과 차이가 있을지라도
기본적인 권리와 인류적 존엄을
서로의 방식으로 지켜내려는 노력.


중국이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철학적 정신인 조화의 미학과

자연과 인간의 상생은 닮았다.


중국 헌법이 지키려는 핵심은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생존권과 안전,

그리고 공동체적 조화의 가치를 보호하는 정신이다.


조화는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할 틈을 만들어주는 것.


가지와 가지,

잎과 잎,

뿌리와 대지가

모두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가장 아름답게 열린다.


중국 헌법은 독특하게도
중국이라는 국가 공동체를 강조하면서도
“인민의 존엄과 권리”를 핵심적 가치로 둔다.


여기서 말하는 ‘존엄’은
서구식 개인주의적 존엄과 조금 결이 다르다.

중국적 존엄은
관계 속에서 지켜지는 인간의 품위다.


가족·공동체·전통·역사 속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 권리.

존엄은 외로운 개체의 효과가 아니라
관계망 속에서 서로를 지켜줄 때 생겨난다.

그렇기에 중국에서 모란은
“존엄이 꽃처럼 피어나는 모습”을 상징한다.


중심에서 퍼져나가는 수많은 곡선,

겹겹이 반복되는 층,

균형 속에서 드러나는 기품.


크고 화려하지만
그 자태를 유지하기 위해
뿌리는 깊고 넓다.

존엄은 화려함의 결과가

아니라 깊이의 결과다.


모든 중국인들, 그리고 세계시민들에게

어떠한 위협과 권세도 두려워하지 않고

절개를 굽히지 않는 품성을 가진 모란은

조용히 천하제일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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