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대추야자"

사막 생활의 생존 식량

by 룡하

세계 1위 대추야자(Dates) 수출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브랜드화 전략을 통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추야자는 오랜 세월 사막 생활의 생존 식량으로 자리해 왔다. 대추야자 나무는 사우디 국장 속에 새겨져 있을 만큼 국가 정체성과 맞닿아 있으며, 사우디의 국화다.


출처 : 육성연, "대추야자 1위 수출국 사우디, 프리미엄 간식 시장 공략 - 리얼푸드", 리얼푸드, https://m.realfoods.co.kr/article/10612024


이슬람의 기본 정신은 평등이다. 이 정신은 대화나 식사 등 아랍인들의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아랍인들은 상대 방을 대할 때 빈부의 격차나 남녀노소의 차별을 두지 않으며, 예의와 존중으로 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랍인들의 손님 환대는 셈족의 베두인 관습으로부터 파생되어 오늘날 이슬람 사회에 이르는 미덕으로 간주되고 있다. 사막의 베두인들에게 환대 문화는 신성한 의무사항이었으며, 고귀한 전통이었다. 베두인들이 환대를 신성한 의무로 간주한 배경은 사막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사막의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 이들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극히 적었으며, 오랜만에 사람과 만나 얘기하고 차를 마시는 것을 커다란 기쁨으로 여겼다. 이러한 환대 문화는 관용, 용기, 부족의 명예, 자존심 등과 함께 베두인들의 대표적인 미덕으로 간주되었다.


출처 : 황병하, "아랍이슬람 음식문화 이해하기 - WEBZINE ACC", ACC 국립아시아문화전당, https://www.acc.go.kr/webzine/index.do?lang=ko&article=448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생지이자, 꾸란의 탄생지이자, 샤리아의 탄생지다. 이슬람국가에서 샤리아의 헌법상 지위가 가장 높은 나라 역시 사우디아라비아다.43) 사우디아라비아의 1992년 헌법 제1조는 꾸란과 순나를 헌법의 일부로 수용하고,44) 제23조는 국가가 이슬람을 보호하고, 샤리아를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45) 따라서 꾸란과 순나가 실질적으로 국가를 지배한다. 군주제를 취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서구식 입법부는 없다. 법령은 샤리아 원리를 수용하여 제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발리 학파의 해석을 엄격하게 추종하여 샤리아를 적용한다. 샤리아를 오랫동안 공부한 사람만 법관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법부는 샤리아 법원으로 구성된다. 판사는 꾸란, 순나, 이즈마, 끼야스를 적용하여 판단을 내린다.


43) Lu’ayy Minwer Al-Rimawi, Relevance of Sharia as a Legislative Source in a Modern Arab Legal Context: a Brief Constitutional Synopsis with Emphasis on Selected Commercial Aspects, Comp. Law. 2011, 32(2), 57 이하.

44) The Kingdom of Saudi Arabia is a sovereign Arab Islamic state with Islam as its religion; God’s Book and the Sunnah of His Prophet, God’s prayers and peace be upon him, are its constitution, Arabic is its language and Riyadh is its capital.(http://www.law.yale.edu/ rcw/rcw/jurisdictions/asw/saudiarabia/saudi_constitution.pdf)

45) The state protects Islam; it implements its Shari’ah; it orders people to do right and shun evil; it fulfills the duty regarding God’s call.(http://www.law.yale.edu/rcw/ rcw/jurisdictions/asw/saudiarabia/saudi_constitution.pdf)


출처 : 문재완. (2014). 이슬람국가의 헌법과 샤리아. 외법논집, 38(1), 17-32.


제26조. 국가는 이슬람 샤리아에 따라 인권을 보호한다. الإسلامية الشريعة وفق ،الإنسان حقوق الدولة تحمي


출처 : 김종도 , 정상률 , 안정국 and 박현도 (2011). 사우디아라비아 통치기본법의 이슬람적 언표(言表). 한국이슬람학회논총, 21(2), 99 - 118.



대추야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명을 지키는 나무’라 불린다.


물 한 방울 없는 황량한 곳에서도 자라며,
뿌리는 깊고, 줄기는 단단하고,
그늘은 길고 시원하다.


보호, 지속성, 생명 보전 등
사막에서 살아남는 존재들이

가장 원하는 가치들이
이 나무 한 그루에 온전히 담겨 있다.


사막은
거절의 공간이다.

물은 부족하고,
그늘은 희귀하며,
생명은 쉽게 지속되지 않는다.

그 한가운데
대추야자가 서 있다.


대추야자는

극한 환경에서 자란다.


고온

건조

강한 햇빛


이 조건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활용한다.


대추야자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사막에서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문명의 기반이다.


이 나무는
단순히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을 살게 한다.


진짜 생존은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에 가까운 윤리다.

사막에서는
타인을 거절하는 것이
곧 생명을 거절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추야자는
이 환대의 원형이다.

열매를 내어주고,
그늘을 제공하며,
물을 지키는 구조를 만든다.


함께 뿌리내릴 때,

그늘은 더 멀리 뻗는다.


그 나무들은
서로의 가지를 닿게 하며
더 넓은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누구든

지친 자에게 물을 준다.


왜냐하면 이 사막을 건너본 사람이라면
갈증이 어떤 고통인지 알기 때문이다.


헌법 속에 적힌 ‘보호의 원리’와

기원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부족 공동체의 지혜가

서로를 비추며 하나로 연결된 것이었다.


보호란 단단함이 아니라

견디는 것,

버티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여기서는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온기를 품는 것이다.


보호는 제도 이전에

‘살아남기 위한 상호 배려’에서 시작된 것임을.


햇빛은 사막 위에 뜨겁게 쏟아졌고

그늘이 없었다면

누구라도 쉽게 쓰러질 정도였다.


그러나 대추야자 아래에는

서늘한 바람이 돌고 있었으며,

그 그늘은 마치

작은 성역처럼 안전했다.


가장 약한 이—아이, 노인, 여행자, 여성, 피곤한 일꾼—들이

이 나무 아래서 처음으로

“숨을 고르는 순간”을 맞는다.


보호는

숨을 쉬게 하는 것이다.


“보호”란 단순히 외부의 위협을 막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온전히 자신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게
공간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적 원리,

그리고 헌법 속 안전·보호의 권리를

가장 단순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안전이란,

누군가의 그늘 아래서

처음으로 숨을 고를 수 있게 되는 순간이다.


안전은

모든 삶의 기반이다.


모든 행동 속에

“서로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보이지 않는 윤리가 흐르고 있었다.


모든 사우디아라비아인, 그리고 세계시민들에게

대추야자는 풍요를 과시하지 않지만

공유되는 생명을 보여준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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