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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아우구스투스"

니체, "위버멘쉬"에 이어

by 룡하

베르길리우스는 호메로스·단테와 함께 서양의 3대 서사시 작가다. 라틴어로 쓰인 최고의 걸작인 『아이네이스』는 아우구스투스의 통치기반을 다지는 도구이기도 했다.


출처 : 김환영, "김환영의 CEO를 위한 인문학-역사를 만든 ‘죽은 백인 남자들’(18) 아우구스투스", 월간중앙, 2017.08.23,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17892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연합군을 물리쳐 승리하여 로마 제정을 성립시켰다. 거의 삼대에 걸쳐서 진행된 내전으로 인해 로마는 황폐화되었고 시민들의 마음은 온갖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우구스투스는 상처 입은 로마 세계를 치유하고 분열된 시민들을 화합하려 애썼다. 로마의 영광된 과거를 상기시키고 로마의 오래된 미덕을 고취하며 로마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과업 말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서 서사시 『아이네이스』가 탄생한 것이다.


출처 : 김기영. (2016).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 형상화된 로마의 이상적인 지도자 아이네아스. 서양고전학연구, 55(1), 177-209.


서사시 『아이네이스』 는 아우구스투스의 통치기반을 다지는 도구로 로마의 영광된 과거를 상기시키고 로마의 오래된 미덕을 고취하며 로마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과업, 시대적 요구에서 탄생하였다.



불카누스가 이런 장면을 새겨놓은 방패를 어머니가 선물하자,

아이네아스는 놀라 감탄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채, 기뻐하며

어깨 위에 후손들의 운명과 명성을 짊어졌도다.39)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채” 방패를 받고서 기뻐하는40) 아이네아스의 현실 상황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과거-현재-미래 어느 쪽으로도 도망갈 시간적 공간이 아이네아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기에. 이에 맞서서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에게 제공한 해결책은 운명을 피하지 않고 어깨 위에 짊어지고 한편으로 미래를 위해서 견디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척박한 현실에 대해서는 직접 맞서 싸우는 방식을 취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실은 이것이 그의 운명이었고, 이는 또한 그의 또 다른 모습인 로마의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지적해야 할 것은 아이네아스 운명의 전환일 것이다. 그의 운명은 더 이상 몰락한 트로이의 패잔병의 그것이 아니다. 이는 과거 세계로 상징되는 화염에 불타 무너지는 트로이와 그 트로이를 상징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아버지 앙키세스를 어깨위로 짊어져야 했던 아이네아스가 이제 더 이상 과거가 아닌 그의 미래를 담고 있는 방패를 짊어진다는 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39) Talia per clipeum Volcani, dona parentis,

miratur rerumque ignarus imagine gaudet 730

attollens umero famamque et fata nepotum.


40) J. Griffin, “The Aeneid and the Myth of Rome”, in Virgil(Bristol, 2001), p.64 참조.


출처 : 안재원. (2013). 아이네아스의 방패에 나타난 세계상(imago mundi). 서양사연구, 48, 1-44.


아이네아스는 어깨 위에 후손들의 운명과 명성을 짊어졌다 .



두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경제 14화 소셜벤처 편에서 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적었다. 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어깨 위에 짊어질 것이다.


첫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철학 1화 니체, "위버멘쉬" 편에서 과거에 나의 운명을 원망했던 나 또한 사랑하게 되었기에 어린아이의 정신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난 나의 운명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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