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
3. 하이쿠의 선불교적 요소
승복처럼 보이는 옷에 삿갓을 쓰고 방랑을 하는 바쇼의 초상 때문에 그를 승려 출신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가 승적을 가진 정식 승려였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적어도 이미지라는 측면에서는 선불교와 일정 부분 교집합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마쓰오 바쇼의 작품, 한발 더 나아가 하이쿠라는 장르 전체의 미학적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말할 수 있다.
古池や蛙飛こむ水のおと
(ふるいけや かわずとびこむ みずのおと)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들어 물 치는 소리
밑도 끝도 없는 이 한 줄의 문장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라고 일컬어지는 일본의 하이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짧기 그지없는 이 한 줄의 시가 주는 여운은 의외로 깊고 오래 간다. 여름날 푸른 이끼가 낀 낡은 연못의 풍경과 갑자기 뛰어든 작은 청개구리가 만들어 낸 수면 위의 파문이, 그리고 그 순간에 들려온 짧은 물방울 소리와 그 이후로 길게 꼬리를 끌며 이어지는 정적의 여운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하다.
일본 고마자와대학(駒澤大学)에서 종교학을 가르쳤던 유명 불교학자 나라 야스아키(奈良康明 )교수는 마쓰오 바쇼의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들어 물 치는 소리〉에 대해 인간과 자연이 일체화되어 있는 일본인의 자연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예인 동시에 마쓰오 바쇼의 지고한 종교적 경지를 보여주는 하이쿠라고 평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들어 물 치는 소리〉를 개구리가 연못으로 뛰어드는 물소리로 인해 정적의 세계가 찰나적으로 깨졌다가 다시 원래의 정적으로 돌아오면서 그 광경을 바라보는 시인의 존재를 재인식하는 선적(禪的)인 깨달음을 추구한 시라고 분석하고 있다.
출처 : 김인숙, "하이쿠(俳句)의 시심과 선불교". 불교평론, 2016.09.10, https://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1725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1644~1694)의 하이쿠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첨벙>이다. 이 하이쿠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 시이기도 한데, 현재 100개 이상의 영어 역 외에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많은 외국어로 번역되었다. 한국어로는 적어도 8개 이상의 한국어 역이 있다.
그런데 개구리는 세계의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낯익은 소재였지만, 바쇼가 읊은 위의 하이쿠 속의 ‘뛰는 개구리’는 하이쿠의 간결함에 매혹되어 있던 서양인에게 낯설고 난해한 시적 감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하이쿠는 당시 유행하던 자포니즘을 타고 일본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한편 동양적 선(禪)의 세계로 해석되며 더욱 유명해짐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쿠가 되었다.
출처 : 김정례. (2023). 여행하는 하이쿠, 개구리는 몇 마리인가 - 하이쿠적 시선의 발견과 시적 소통의 가능성 -. 세계문학비교연구, 85, 5-23.
일본은 아직도 차를 마시면서 다도(茶道)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일본의 차 문화는 가마쿠라 시대 승려 에이사이가 송나라에서 차 문화를 들여오면서 시작됐다. 주로 사찰에서 마시던 차는 지금의 커피처럼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검소한 방에서 조용히 모시는 전통, 간소의 정신 혹은 가난함과 외로움을 즐기는 풍류정신인 ‘와비사비’가 나타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고독과 빈궁함, 자연의 정취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와비사비는 일본 다도의 중요한 정신적인 미의식이었다.
와비사비에서 ‘와비’는 가난함이나 부족함 가운데에서 마음의 충족을 끌어내는 미의식의 하나이다. 서글프고 한적한 삶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탈속에까지 승화되는 경지, 바로 가난함의 미의식이다. ‘사비’는 한적한 곳에서 더 없이 깊고 풍성한 것을 깨닫는 미의식이다.
출처 : 김석일, "[이야기 책세상] 모자람에서 느끼는 충족감 ‘와비사비’문화", 매일경제, 2017.12.27, https://www.mk.co.kr/news/all/8112049
와비사비에서 ‘와비’는 가난함이나 부족함 가운데에서 마음의 충족을 끌어내는 미의식의 하나이다. 서글프고 한적한 삶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탈속에까지 승화되는 경지, 바로 가난함의 미의식이다. ‘사비’는 한적한 곳에서 더 없이 깊고 풍성한 것을 깨닫는 미의식이다.
세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역사 10화 로마, "카이사르" 편에서 배부른 소트라테스, 인문학을 즐기되 경제적 여유(풍요)를 가진 사람으로 죽을 것이라고 적었다.
네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영화 15화 잔 뒤 바리 편에서 아름다움을 죽기 직전까지 사랑하고 싶다고 적었다.
네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영화 18화 선(禪) 편에서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일체의 모든 것을 지혜로 자르는 문무겸전의 존재(금강역사)가 되기 위해 와비차로 문무양도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죽기 직전까지 와비사비를 추구하고자 한다.
세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역사 14화 우즈베키스탄, "티무르" 편에서 아름다움(신이 현존한다는 증거, 신 = 일자 = 좋음의 이데아)을 인지하기 위해 아름다움에 대한 동서양의 철학과 세계관에 대해 책을 쓰고자 한다고 적었다.
이 연구에서는 무인양품의 브랜드 정체성을 선사상이 결합된 와비, 사비의 미학에서 찾고 있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출처 : 황윤정, 김동빈 and 장동련. (2017). 무인양품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에 대한 동양의 선(禪)사상적 해석. 브랜드디자인학연구, 15(4), 251-266.
선사상이 결합된 와비, 사비의 미학을 책에 넣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