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잭슨, "성장 없는 번영"

내가 쓰는 물건들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by 룡하

거대한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무수히 많은 소비상품들이 유한한 행성인 지구 안에서 끊임없이 지구의 자원을 소모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만들어지고 있다. 70억에 이르는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소비하며 생산 시스템을 유지시킨다. 이러한 현실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유한한 지구가 생산주의, 소비주의에 빠진 거대한 경제시스템을 언제까지 유지시킬 수 있는지 물음을 던지는 책, ‘성장 없는 번영’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 팀 잭슨은 생태 한계 속에서도 인류사회에 의미 있는 번영을 가져다줄, 신뢰할 만한 전망을 탐색해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 책에 따르면 이미 생태계의 한계와 부존자원량의 한계를 더는 부정할 수 없는 명확한 징후들과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와 주류경제학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며 세계를 위험으로 내몰았고, 최근엔 오히려 경제침체를 불러왔다.


저자는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해서는 모두가 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하면서 이제는 경제성장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바라는 우리의 열망과 유한한 지구가 지닌 한계가 조화를 이루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영국 정부 산하의 ‘지속가능개발위원회’가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진행한 광범위한 연구의 총결산이다. 이 보고서는 책으로 출간돼 수많은 세계 언론과 석학, 환경운동가들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스웨덴 독일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을 비롯해 14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됐다.


경제 선진국들 중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불가능함을 인정한 예는 없었기에 이 책의 의미는 크다. 이 책은 정책입안자들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세대를 걱정하는 우리 모두에게 실제적인 실행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이다.


출처 : 이동권,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경제학, ‘성장 없는 번영’", 민중의소리, 2013.10.04, https://vop.co.kr/A00000684354.html


자본주의의 수호자들이 해마다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무한한 성장’을 이어갈 다짐을 계속하는 동안, “다보스를 뒤덮은 눈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불평등과 기후변화, 이에 더한 전염병의 위기까지, 사람들은 갈수록 ‘과연 더이상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회의를 느끼고 있지만 “포스트 성장은 오늘날 여전히 당위적인 사상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성장 없는 번영>(2009)에서 사회적 경제, 생태경제을 주창했던 영국 경제학자 팀 잭슨(65)은 2021년 펴낸 책 <포스트 성장 시대는 이렇게 온다>에서 “성장을 내려놓아야 번영이 가능하다”고 더욱 강하게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이번 책에서 기존의 “문화적 신념” 체계를 뒤흔드는 데 주력하는데, “새로운 신화, 더 나은 이야기, 더 선명한 비전을 발전시키는 것이 (자본주의 성장 신화의) 붕괴의 역학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긴요”하기 때문이다.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경제 성장을 인간의 진보와 섞어 놓은 서사가 문화적 신념 체계로써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서사를 무너뜨리고 물질적인 ‘한계’ 아래에서도 ‘좋은 삶’을 사는 ‘번영’은 가능하다는 새로운 서사를 제시해야 한다.


지은이는 “국민총생산(GDP)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들만 빼고 모든 것을 손쉽게 측정한다”고 연설했던 미국 정치인 로버트 케네디로부터 출발해,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여성 요트 항해자 엘렌 맥아더,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 시인 에밀리 디킨슨 등 다양한 안내자들로부터 이 ‘포스트 성장 서사’를 위한 자원들을 끌어모은다. 자본주의는 “투쟁인 자연, 경쟁인 이윤, 만족할 수 없는 것인 소비”라는 삼위일체를 뼈대로 삼아 무한한 성장을 요구하는 서사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안내자들이 보여주듯, 물질적 세계에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하며 그 한계야말로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예컨대 인간의 건강은 칼로리 섭취를 늘리기만 해서는 달성할 수 없으며, 과잉과 부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행위를 통해 가능하다. 물질적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고 해서 우리가 긴축이나 현실 부정 같은 우울한 대안들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계를 알기에 우리는 적응, 균형, 협력, 몰입, 사랑 등을 통해 단지 한 유기체의 보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것들을 창조할 수 있다. ‘포스트 성장’은 단지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길이 아니라, 더 좋은 삶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인간 본성에 더없이 충실하고 진보적인 길임을 밝힌다.


출처 : 최원형, "한계를 알아야 비로소 번영할 수 있다 [책&생각]", 한겨레, 2022.06.17,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47389.html


잭슨은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한계 설정, 경제 모델 고치기, 사회 논리 변화시키기 등 세 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한계 설정이 경제 규모를 생태계의 수용 능력이라는 한계에 맞추어 설정하는 것이라면, 경제 모델 고치기는 경제 운용이나 경제학의 기본 틀을 생태 친화적인 방향에 맞추어 고치는 것이며, 사회 논리의 변화는 성장 경제에서 비롯된 소비주의 사회 논리나 문화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모델 고치기의 구체적인 방법은 주류 경제학계의 대응처럼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이나 조세를 활용한 미시 경제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운용 틀을 근본적으로 조정하는 거시 경제학적인 접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태 거시 경제학(ecological macro-eco-nomics)의 개발을 의미한다(Jackson, 2009, pp. 171∼184). 그렇다면 잭슨의 성장 없는 번영은 소비주의 극복과 생태 거시 경제학의 확보를 통해 인간의 경제 활동이 생태계의 수용 능력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하면서 번영을 모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상호. (2025). 탈성장과 능력: 잭슨의 ‘성장 없는 번영’ 논의를 중심으로. 동향과 전망, 123, 284-311.



휴대폰, 의자, 책, 심지어 플라스틱 컵까지도

모두 지구에서 나온 자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늘 ‘인공물’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들조차 자연의 변형된 모습입니다.

인간의 손길이 닿았다고 해서

자연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팀 잭슨, "성장 없는 번영"


팀 잭슨(Tim Jackson)은 "인간의 경제 활동이 생태계의 수용 능력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하면서 번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기술과 생산물조차

자연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자연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생활 속 실천

오늘 하루, 내가 쓰는 물건 하나를 골라

“이것이 자연에서 어떻게 왔을까?”를 추적해 보세요.

휴대폰이라면 광산의 광물, 전기, 물류의 흔적까지.

그 과정을 알게 되면 소비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관계의 선택이 됩니다.



더 큰 자아로 살아가기


나의 존재는 ‘나’를 넘어,
이미 세상 전체와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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