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마지막 벚꽃은 나와 함께

by 김진호

이기재


아주 간단히 생각해봐도…

어릴 적 진순이 때린 죄, 짝꿍 공부 못 한다고 골탕먹인 죄, 첨벙첨벙 방마다 물바다 만든 죄, 되지 않는 시 쓴다고 거들먹거린 죄, 어머니 숨 못쉬게 가슴에 못 박은 죄, 아버지 몰래 나쁜 짓만 일삼던 죄, 마누라 못 살게 괴롭힌 죄, 술마시고 남의 집 대문 함부로 발로 찬 죄, 담배꽁초 날리며 불 낸 죄, 나잇값 못하고 흔들거린 죄, 터무니없는 주변머리로 그대 선량한 마음 납덩이 만든 죄…

모두 다 내 잘못인데…

바람이 분다

분분히 떨어져 박힌 이파리 손 맞잡고 바람은 나를 저 언덕으로 데려다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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