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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Aug 16. 2016

사월의 꽃

김주탁


왜 그런 거 있잖아
말해야 되는 데
멈칫 멈칫 거리다가 말하지 못하고
몸짓 맘짓 돌아서서 후회하잖아
사월이 되면 그랬어
실컷 설레고 아름다웠던 꽃
연어의 산란 마친 몸뚱이 닮아
바닥마다 질펀하게 너덜거리는 뒷모습
단 한번 허리 숙여 만져 주지 못했어
화려했던 화사만 뺏고 말았었지
그윽했던 향기만 훔치고 말았었지
아름다웠다고 
가슴 뜨거웠다고
작별의 인사 한번 답장하지 못했어
사월이 지나며 또 잊어버리지
꽃들의 사월
홀로 붉어 타다 가는 고독인가
떨어져 삭이고 삭힌 꽃 멍
봄으로 돌아가는 길
푸른 유전 남기고 간다
꽃 떠난 흔적마다
연두 잎 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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