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식
아기가 웃는다.
오밀조밀한 작은 눈 코 입이 이쁘게 벌어진다.
그걸 보는 내 얼굴도 어느새 아기와 같아진다.
참 신기하다.
그냥 따라 웃었는데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웃는다.
언제부터였을까
내 마음 그대로를 남에게 보여준 지가
언제부터였을까
가면이란 것을 쓰고 남에게 보인 때가
세상에 순수하기엔
내 눈과 귀에 들린 것이 어느샌가 두꺼운 잔해가 돼버렸다.
새하얀 물이던 나는 검은 먹물이 돼버렸다.
이 아기도 이리될까?
이 아기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까?
다시금 내 자신에게 묻는 나에게
아기는 변함없다.
아
깨달았다.
내가 변한거구나.
내가 변해야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