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우리 서로 미워 말자

by 김진호

정경호


사랑이 마음으로 변할 때

갈대가 바람에 머리 숙이듯

텅 빈 마음엔 공허한 공간뿐

우리 서로 미워 말자

미움은 나의 머리로 쏟아지고

밤하늘에 메아리처럼 퍼져있는 별들

손 내밀어도 키 넘는 곳까지

손 뻗어도 잡히지 않는

이별의 노예가 되고 싶진 않다

슬픈 그림자가 어둠처럼

진열장 마네킹처럼

우리들 어깨에 내려앉은

서로의 엇갈림 속에

하나의 미움은 싹트고

가면 속에 얼굴 감춘

허전한 나의 자리가

공간, 미움이 되긴 싫다

우리 서로 미워 말자

어두운 공간이 젖히고 너에게 다가갈 때

공간이 좁아질 때 미움이 사랑으로

한 품으로 가득 차고

긴 강물이 흘러 다시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악수를

아니, 깊은 포옹을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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