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4월 어느 날에

by 김진호

정주영


화려한 벚꽃잎을 보고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건

살아온 날들의 애절한 아픔들이 불현듯 밀려오기 때문이다.


벚꽃처럼 웃고 있는 신경섬유종 아이를 보고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건

밤새 뒤척이며 아파했던 우리 아이의 표정이 앞을 가리기 때문에 그런 거다.

더 그런 거다.


노란 개나리를 보면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건

세월호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뒤의 싸늘한 주검이 눈에 밟혀서 그런 거다.

활짝 피어나 품안에 꼭 안겨있는 우리 아이들이 보이기에 더 그런 거다.


1년이 지나 어김없이 찾아온 벚꽃을 보고서도

뭉클한 마음이 멈추지 않는 것은

세월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부모들의 처절한 아픔이

가슴을 때리기 때문에 그런 거다.

더 그런 거다.


오늘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화사한 벚꽃이 온몸으로 다가오는 것은

비바람에 떨어져도 눈꽃처럼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아픔이 반복되는 우리의 나이테가 겹겹이 쌓여가기 때문에 그런 거다.

더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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