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 환 주 종
세대의 돌림자에 세워 준
수 목 화 토 금
이름의 척추다.
물 나무 불 흙 쇠금
나무가 불에 타서
흙이 되고
흙이 굳어져 돌이 되고
돌은 물에 부서진다.
돌을 바스라 뜨리는
유강한 물을 빨아들여
나무가 서고
세상 한편 세월 한 자락
피의 유전을 호명하는
이름의 부수에 오행을 새기고
나 살다 가노라.
빛과 바람
이행 같은 허공에 흩어지는
혼백의 대답처럼 두고 가는
비문에 새겨진 이름이여
내 껍데기 여기 묻히고
나 살다 갔노라.
- 증조부 이장 후, 불경의 송구심으로 흙집의 문패들 세워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