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선

뒤에서 밀어주는 마음

사진 한 장이 오래된 기억을 깨웠다.

by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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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밀어주는 마음


사진 한 장이 오래된 기억을 깨웠다.

십수 년 전, 유치원에 다니던 너희 남매가 캠핑을 가고 싶다고 조르던 날이었다. 아빠는 친구에게 부탁해 송오리로 캠핑을 떠났지. 캠핑 마니아인 친구는 능숙하게 텐트를 세 개나 설치해주고는, “야, 대충 개서 가지고 와. 정리는 내가 할게. 재미있게 놀고!”라는 말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날 밤, 눅눅하고 좁은 텐트 안에서 너희는 칭얼거렸고, 엄마는 지친 얼굴로 너희를 달래고 있었다. 아빠는 그 옆에서 조용히 이불을 펴며, 이게 과연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지.

결국 캠핑은 불편함만 남긴 채 끝났고, 철수하는 날 아빠는 처음으로 알게 됐어 캠핑 장비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빌린 리어커에 산더미처럼 장비를 쌓고 끙끙거리며 끌고 가던 그 순간, 너는 조용히 아빠 뒤로 와서 리어커를 밀어주었지.

엄마가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더라. 그 사진을 다시 보니, 그때의 너는 작고 여린 손으로 아빠를 도와주고 있었어. 말없이, 묵묵히.


그리고 지금, 너는 또 다른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진로, 대학, 미래라는 이름의 무게.

아빠는 네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진다. 뭐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지만, 말이 쉽게 나오지 않더라.

하지만 말이다,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 더 진지하게, 천천히 찾아보면 네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분명히 보일 거야.

걱정하지 마.


어린 시절, 네가 뒤에서 리어커를 밀어주었듯이

이제는 아빠가 너의 뒤를 밀어줄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묵묵히.

아빠는 항상 너를 믿고, 사랑한다.


#아들 #캠핑 #여행 #믿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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