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선

짬뽕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오늘은 짬뽕을 먹으며 그리움을 곱씹는다.

by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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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그 시절 우리가 속해 있던 동아리엔 전설 같은 법칙이 하나 있었다.

선배들이 오면? 무조건 중국집으로 직행!

하지만 메뉴 선택엔 계급이 존재했다.


• 1, 2학년: 짜장면 or 우동.

• 3학년 이상: 짬뽕.

• 졸업한 선배들: 짬뽕 + 소주 한 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그 차이는 고작 100원.

하지만 그 100원이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우린 짬뽕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고,

선배들이 짬뽕 국물에 소주를 말아 마실 때,

그건 마치 어른의 의식 같았다.

짬뽕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다.

그건 권위였고, 전통이었고, 꿈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제 나도 짬뽕을 마음껏 시킬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오늘은 짬뽕에 미니탕수육까지 곁들여본다.

이건 그냥 식사가 아니다.

이건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위로이자,

그 시절 선배 형들에게 보내는 작은 헌사다.


짬뽕 한 그릇에 담긴 추억.

그 시절, 그 형들, 그 웃음소리.

오늘은 짬뽕을 먹으며 그리움을 곱씹는다.

짬뽕은 늘, 그렇게 우리 곁에 있었다.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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