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기계보다 단단한 아빠의 사랑
아이패드가 화장실에서 떨어졌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부서진 기계보다 단단한 아빠의 사랑
2018년,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시절이었다.
그날은 평범하게 흘러가던 하루였지만, 저녁 무렵 집안의 공기는 묘하게 싸늘했다.
딸아이의 전화가 먼저 왔다.
“아빠, 나쁜 소식이 하나 있는데 들어볼래?”
“싫어.”
뚝—뚜뚜뚜.
그 짧은 대화 속에 이미 모든 비극의 씨앗이 숨어 있었다.
현관문을 열자, 평소라면 “아빠!” 하고 달려올 아들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딸아이는 어딘가 계면쩍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박살 난 아이패드를 내민다.
화면은 거미줄처럼 갈라져 있었고, 전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범인은 아들이었다.
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던 중, 손에서 미끄러진 아이패드가 정면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 순간 아이패드의 정신은 까마득히 멀리 날아가 버렸으리라.
그날 저녁, 아들은 밥도 거르고 이불 속으로 숨어들었다.
아빠의 눈을 마주하기 두려웠을 것이다.
나는 그 모습에 화 대신 헛웃음이 나왔다.
다음 날,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아이패드랑 망치 좀 가져와 봐.”
아들은 눈치를 보며 아이패드를 내밀었다.
바닥에 종이를 깔고, 나는 망치를 높이 들었다.
쿵—! 아이패드가 산산이 부서졌다.
“야, 너희들도 해봐.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같이 분해해보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망치질을 이어갔다.
드라이버로 이곳저곳을 찔러보며 부속을 뜯어내는 그 순간,
아이패드는 더 이상 ‘사고의 흔적’이 아니라 ‘호기심의 교재’가 되어 있었다.
나는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 아빠가 화낼까 봐 무서웠어?”
“응.”
“아빠는 아이패드 따위 고장 나는 건 관심 없어. 아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됐어.”
아들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죄송해요.”
“그래, 다음부터는 조심하고… 화장실엔 스마트기기 말고 책을 들고 들어가자. 약속할래?”
“네.”
그 후로 아들은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꼭 책을 들고 들어간다.
아빠의 속마음은...
“아아악… 내 아이패드 돌려도~~~ ㅠㅠ”
2018년의 그 작은 사건은 단순히 기계가 부서진 기억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사랑은 화보다 크다는 깨달음으로 남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이패드보다 소중한 건 언제나 아이들의 웃음과 안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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