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현리1

by 김진호

오송철


저년엔

다시 살얼음 낀다 이런


저녁의 막사 뒤편 공터에선 몇몇이 농구를 하고, 이따금씩 박수를 날리다

쓰러지는 잡풀들 풀씨처럼

자라나는 어둠의 뿌리를 누군가 부여잡고 있다 나는

풀리지 않는 숙취를 달래듯 뚜벅뚜벅

구두 소리를 내본다 문득문득

나는 창(窓)에 부딪쳤고 그때마다

숭엄한 무늬로 눈뜨기 시작하는 어둠의

눈동자 내 각질의 몸속에도 들어와 숨 쉬는 이

살아 있는 움직임이 나는 두려웠다.


나는 아직도 그대에게 있어 너무 멀리 있는 그리움쯤 되는가

내 안에 성긴 까치집이여

우리들 가지런한 주소를 묻던 흰 봉투만 같던 희망들이여

그 속에 투명히 내가 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현5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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