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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자리작가 Jul 03. 2024

마음을 여는 말들[다정한 말이 똑똑 말을 이깁니다]

[책]다정한 말이 똑똑 말을 이깁니다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제목이었어요.

다정한 말이 똑똑한 말을 이긴다니, 논리보다 진심 어린 말이 더 큰 힘을 갖는다는 말이잖아요? 그게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도대체 어떤 다정한 말들이 그렇게 상대의 마음을 흔드는 걸까.


그래서 전 이 책이 처음엔 논쟁과 관련된 대화법이 주제라 생각했어요. 상대를 설득하는 대화법 같은 책이요.

하지만 이 책은 말로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준 책이었어요.





상대가 건넨 칭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어색하게 거부하지 않아도 나의 진심이 상대에게 충분히 전해지지요. 칭찬을 건넨 사람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잘 받아들이는 것도 능력입니다.


칭찬을 사양하는 마음이 처음엔 겸손이었는데 나중엔 불신이 되어버렸어요.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저를 칭찬하거나 띄워줘도 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말들이 그저 인사치레 하는 말이니 거기에 내가 착각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 말도 가식이었나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렇지 않았거든요. 상대의 배려에 감사했고, 그의 노력과 성과들을 보며 진심으로 대단하다 여겼어요. 그걸 표현하고 싶었고 그게 칭찬이 된 거였어요. 상대도 그러했을 텐데 왜 그렇게 부정했던 걸까요. 상대에게 실망을 주기 싫어 기대조차 않게 하려고 했나 봐요.


변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오랜 습관에 저도 모르게 칭찬을 밀어내곤 해요. 그럴 때면 다이어리를 쓸 때마다 그 한편에다 기쁨으로 남겨두고 있어요.



내가 당신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어요’, ‘당신의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와 같은 메시지를, 맞장구는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하게 전할 수 있습니다. 꼭 말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거나,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거나,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저는 대화를 하면 주로 듣는 입장에서 듣기만 했어요. 온전히 듣기만 하는 것, 상대의 말에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대화를 할 때 ‘그렇구나.’하며 수긍만 했지 제 생각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2% 부족함을 느꼈어요. 대화를 하는데 서로 주고받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말로 끝났으니까요.



‘라떼’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신이 살아온 시간의 길이와 경험에 맞춰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 역시 꼰대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상대를 평가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소위 MZ라 부르는 사람들은 멘토를 찾기를 바라며 강의 영상과 책 등을 찾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삶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요. 주변 사람들도 많을 텐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결국 그들이 하는 말이 우리를 위한다고 느껴지지 않아서 그래요. 멘티의 삶의 목표 그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말하려고 하죠. 왜냐면 자신이 옮음을 증명해야 하니까요.

그러니 듣는 입장에선 그들의 조언이 달가울 이유가 없죠.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어떻게 그 조언이 귀에 들어올까요.

그러니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조언해 주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겠죠.


자존감은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좋은 소통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지요. 나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고, 내 마음이 충만하면 다정하고 따뜻한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상담받았을 때 있었던 해프닝이었어요.

가까운 지인들의 경우 사람들에게 남겨질 이미지를 생각해 쉽게 말하지 못하는 반면 낯선 분들에게는 좀 더 편하게 말했어요. 그래서 상담을 생각했을 때도 말을 못 해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 상상 못 했어요. 차라리 울거나, 화내며 격해진 감정을 통제 못할까 두려웠죠.


그런데 막상 상담이 진행되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어요. 고요하고 적막한 방 안에서 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당황스러웠어요. 분명 상담실에 들어오기 전까지도 말하려던 이야기들은 잊혔죠. 재촉하는 선생님과 흐르는 시간의 압박 속에서 전 뭐라도 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그 다급함 마저도 제 입을 막고 있었고, 결국 전 제대로 된 한마디 말조차 꺼내지 못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이 문단을 읽으며 그때 일이 생각났던 이유는 제가 솔직하지 못했던 이유가 바닥 쳤던 자존감이었거든요. 솔직하지 못했어요. 내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어떻게 그래야 했는지 터놓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죠.


 




말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고민과 생각을 함께 나누면서 저의 말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한 편으로 제가 쓴 이야기도 이런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


내가 한 오늘의 말들은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다정했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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