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을 했는데 임신테스트기 2줄이 나왔다.
어설픈 여자의 결혼이야기11
출산 후의 여자들의 삶이란 뭐 말해서 뭐할까?
초초초초예민한 우리의 첫째는 정말이지 누워서 잠을 자지 않는 아이였다.
뒤로 업거나 아기띠로 안고 있어야만 잠을 자는 소위 말하는 등 센서가 있는 아이였다.
출산하고 잠 한번 시원하게 못 자고 밥 한번 편하게 못 먹은 나는 지칠 대로 지쳐 가던 날 결심했다.
다시는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신랑에게 선언했다.
그래서 정관 수술하는 병원을 알아보고 예약을 했다.
나의 성화에 신랑은 병원에 간다고 했다.
예약 날 아침에도 나는 간곡히 부탁했다.
"자기야...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우리 한 명만 잘 키우자.
제발 나를 생각한다면 꼭 꼭!!"
그렇게 내 인생의 임신과 출산은 다시는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나는 순진하게도 그렇게 신랑을 믿었다.
출산 후 병원에서 마지막 진료를 보는 날 신랑이 조용히 의사 선생님에게 질문하던 걸 들었다.
"언제쯤 부부관계를 해도 아내가 안 아프나요?"
"아~~100일 지나고 하시면 가장 좋죠. 멋진 남편이시네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첫째의 100일 파티를 하던 날 밤,
그 남자가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나는 당연히 그 남자가 수술을 했다고 믿었기에 그 남자의 100일간의 기다림을 모른척할 수는 없었다.
출산 휴가를 끝내고 직장에 복직을 했다.
육아에서 벗어났다는 기쁨과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설렘에 나는 너무 행복한 날이었다.
그날 바로 우리 부서는 회식을 하러 갔다.
얼마 만에 회식인가~
그 회식의 분위기에 한껏 기쁨에 차 있었다.
나를 유난히 따르던 후배가 정성 들여 구워서
내 숟가락에 놓인 삼겹살을 먹으려는 찰나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왔다.
엥? 뭐지?
나보다 더 당황한 후배는 삼겹살을 다시 주문하고서 굽기 시작했다.
두 번째 삼겹살이 노릇노릇 익어가는 그때 갑자기 또다시 헛구역질!!!
나는 직감적으로 불안했다.
설마...... 설마... 그 날밤....
나는 회식자리에서 조용히 빠져나와서 약국으로 갔다.
"임신테스트기 하나 주세요"
떨리는 손이 멈추질 않았다. 두줄이었다.
분명... 그는 정관수술을 했는데 왜?
그 남자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바로 전화가 왔다.
"오빠 이게 왜 이럴까요?"
"어디야 지금?"
"병원 근처에서 회식하고 있어요."
"바로 갈게. 기다려"
그 남자를 정말 빠르게 나의 회식장소로 왔고 나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고 바로 나왔다.
그 남자의 얼굴은 기쁨이 가득했고
나의 얼굴은 화가 가득했다.
집에는 친정엄마와 첫째가 있으니 집으로 갈 수가 없었다.
우린 잠시 조용한 공원으로 갔다. 그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00아 미안해. 나는 아이가 좋아."
"무슨 뜻이에요?"
"수술하러 안 갔어"
"왜요? 내가 힘들다고 했잖아요."
내가 예약했던 곳에 그는 가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그 남자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결혼 후 크게 싸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