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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댄 May 04. 2023

바다 한가운데

쉴 새 없이 파도가 친다

미동도 없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문득 알아차린다.

나는 지금 바다 한가운데 있구나.

쉴 새 없이 파도가 친다. 최근의 파도는 이제껏 내 인생에 있어 가장 높았다. 파도들은 겹겹이 끝날 틈 없이 몰아친다.


도망가 버리고 싶을 때가 많은데 사실 도망칠 곳이 없다. ​바다 한가운데니까. 온전히 파도를 맞닥뜨려야 하는 곳.


이러다 보니 땀을 식히는 바람에도 마음을 못 놓는다. 파도가 되지 마라. 너는 내 아군이 되어. 오래도록. ​


어제는 열심히 노를 저었다. 뭍에 닿을 마음으로 과하게 노를 저었다. 과하게라는 말은 취소. 내가 나를 응원해줘야 한다.

그리고 오늘은 다시 멀미를 한다. 요동치는 바다는 자꾸만 거대해진다. ​내가 극복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들을 다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까.

뭍에서 바다를 예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는 말은 하기 싫어 다른 표현을 고심한다.나의 가장 큰 버팀목은 나니까.

빳빳이 어깨를 펴고 허리에 힘을 실어본다.

잘 풀려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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