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파도가 친다
미동도 없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문득 알아차린다.
나는 지금 바다 한가운데 있구나.
쉴 새 없이 파도가 친다. 최근의 파도는 이제껏 내 인생에 있어 가장 높았다. 파도들은 겹겹이 끝날 틈 없이 몰아친다.
도망가 버리고 싶을 때가 많은데 사실 도망칠 곳이 없다. 바다 한가운데니까. 온전히 파도를 맞닥뜨려야 하는 곳.
이러다 보니 땀을 식히는 바람에도 마음을 못 놓는다. 파도가 되지 마라. 너는 내 아군이 되어. 오래도록.
어제는 열심히 노를 저었다. 뭍에 닿을 마음으로 과하게 노를 저었다. 과하게라는 말은 취소. 내가 나를 응원해줘야 한다.
그리고 오늘은 다시 멀미를 한다. 요동치는 바다는 자꾸만 거대해진다. 내가 극복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들을 다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까.
뭍에서 바다를 예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는 말은 하기 싫어 다른 표현을 고심한다.나의 가장 큰 버팀목은 나니까.
빳빳이 어깨를 펴고 허리에 힘을 실어본다.
잘 풀려라 제발.